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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르제이의 스타일라이프⑧] ‘유니콘 벨르제이’ 입문기, 손끝의 감촉 그리고 편안함

2020-02-19 11:14:55

“우리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살아가며 배워요. 능숙하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는 없죠. 그래서 배움은 끝이 없나봐요”

‘시작’은 언제나 두근대는 설렘과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무언가를 결심하고 시작하는 동안 우리는 들뜬 마음으로 ‘바램’과 ‘준비’를 해요.

우리는 뭔가를 시작할 때 우선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고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궁금한 내용은 찾아서 보고 확인하죠. 하지만 계획이 현실이 되면 그 동안의 준비는 정말 일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직접 부딪혀 보지 않고서는 도통 알 수 없는 우리 '알 수 없는 인생'처럼요.

처음 쇼핑몰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됐고 별 문제없이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했죠. 하지만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기대에 못 미치는 당연한 결과에 당황했고 실망이 컸죠.

또한 인력 배분, 판매 및 유통 CS 등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생기면서 고민은 더 커졌어요. 여자 둘이서 투잡으로 지속하기에는 유지할 수 없겠다는 결론을 얻게 됐습니다.

“갓 캐낸 황금보다 잘 닦인 구리가 더 빛나는 법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요? 한 번의 좌절은 제게 많은 교훈을 안겨 줬습니다. 전문 쇼핑몰을 운영하는 대신 블로그 마켓을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품목을 다루는 대신 정말 신중하게 고른 소량의 의류만 선별해 마켓공구를 오픈했어요.

상시 판매가 아니다보니 시간에 쫓기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옷감이나 박음질까지 꼼꼼히 살펴볼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옷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저절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옷감은 눈으로 대충 봐서는 알 수 없잖아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직접 입어봐야 알 수 있어요. 원단을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오감을 활용해 옷감을 공부했습니다.

블로그 마켓 제품은 제가 직접 다 입어보고 선택한 것들이라 대충이 없었습니다. 매일 ‘갈고 닦는’ 마음으로 옷을 대했습니다. 가볍고 착용감 좋은 옷, 피부에 자극 없는 소재, 관리가 쉽고 실용적인 원단으로 만든 옷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렇게 쌓인 노하우로 이제는 의류 자체 제작까지 활동의 폭을 넓히게 됐네요.

“오로지 한 길로 통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만큼 가슴 뛰는 일도 없다”

어쩌면 ‘유니콘 벨르제이’는 제가 10년 가까이 애정을 쏟아온 의류마켓의 종착역입니다. 여자로서 꿈꿔온 예쁜 옷에 대한 제 모든 애착이 담겨있고요. 아줌마의 눈치로 삶의 현장에서 배운 유통과 판매의 노하우는 물론, 품질 좋은 옷을 향한 저의 깐깐한 취향을 고스란히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사랑에 빠진 사람은 불행할 시간이 없다고 하죠? 유니콘 벨르제이와 열애 중인 제가 요즘 그래요. 매일 빠듯한 일상에 쫓기느라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만큼은 ‘첫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벅차고 한없이 떨립니다.

손끝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모두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날이 어서 와서 여러분을 만나뵐 날을 간절히 기다려 봅니다.

패션&뷰티 크리에이터 김혜정 (벨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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