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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y Decade’ 제시카의 좋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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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지난 10년은 앞만 보고 달려왔다”

“몰랐는데, 정말 큰 신인 분들이더라.” 그룹 워너원(Wanna One)과의 경쟁을 언급하자 가수 제시카는 이렇게 답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대형 신인이라고 들었다. 우선 나랑 너무 다르다”라며, “후배들을 보면 뭐라고 할까. 아니까. 그들의 지금 마음을 아니까 팬으로서 응원해주고 싶다. 잘 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인터뷰 당시 데뷔 디데이를 맞이한 워너원을 격려했다. 또한, 일본에서 인기리에 활동 중인 걸그룹 트와이스(TWICE)를 언급하며 “내가 걸어온 길을 그들이 또 하는 것 같아서 정말 이해가 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응원해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아니까’와 ‘내가 걸어온 길’. 이는 워너원이 걸을, 트와이스가 걷고 있는 지금을 과거에 걸었던 바 있는 그이기에 가능한 공감일 테다.

후배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제시카가 2017년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동시에 10주년 기념 미니 앨범 ‘마이 디케이드(My Decade)’를 발표했다. 나의 10년이라는 뜻의 ‘마이 디케이드’. 지난해 12월 발표된 두 번째 미니 앨범 ‘원더랜드(WONDERLAND)’ 이후 약 8개월 만의 앨범으로, 타이틀곡 ‘썸머 스톰(Summer Storm)’을 포함한 총 6곡이 수록됐다.

10주년 소감을 안 물을 수 없었다. “10주년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시간이 빠른 것 같다. 아직 ‘10년까지 됐나?’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제시카는 “앨범 준비하면서 설렜다. 또, 팬 분들에게 의미 있는 앨범이 될 테니까. 그래서 즐겁게 작업했다. 10주년이라고 해서 뭔가 신나고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을 담은 노래는 수록곡 중 ‘스테리 나이트(Starry Night)’라고 5번 트랙이 있다. 팬 분들을 위한 노래다”라고 앨범을 소개했다.


타이틀곡 ‘썸머 스톰’은 대중의 예상을 벗어나는 노래란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있다. 내가 항상 희망적인 노래를 했고, 밝은 에너지의 노래를 했다면 이번에는 생각 밖에 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썸머 스톰은 정말 많은 감정과 상황을 표현해내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여름에 항상 쨍하고, 예쁘고, 좋은 것만은 아니니까. 장마도 있고, 비도 오고 하니까.”

또한, 제시카는 ‘썸머 스톰’에서 남자친구랑 헤어진 다음의 심정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가사 안에 많은 감정이 들어있다. 좋았다가, 짜증났다가, 싫었다가, 그리웠다가, 슬펐다가. 그런 복잡한 것을 다 담고 싶었다.” 취재진이 실제 경험담인지 묻자 그는 장난스럽게 질문을 타박한 뒤 “그럴 수도 있고”라고 모호한 대답을 내놓았다. 또한, “요즘 눈물이 많다. 내가 비행기를 많이 탄다. 항상 창피하다. 영화를 보면 매번 울고 있다. 감정이입을 잘하는 것 같다, 요즘에. 그렇게 되더라. 간접 경험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첫 미니 앨범 ‘위드 러브, 제이(With Love, J)’가 2016년 5월, 두 번째 미니 앨범 ‘원더랜드(WONDERLAND)’가 같은 해 12월, 이번 ‘마이 디케이드’는 2017년 8월에 발표되는 상황. 제시카의 디스코그래피는 약 7개월 간격으로 팽창 및 축적 중이다. 꾸준한 음악 활동의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특히, ‘팬들을 위해서’라는 정석의 지양을 부탁했다.

“‘팬들을 위해서’라는 답 말고. 음, 내가 노래를 좋아한다. (웃음) 음악을 좋아해서, 그런 욕심은 있다. 꾸준히 음악 활동하는 것은,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들어주는 분이 계시니까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그리고 내가 혼자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많다. 안 해본 것이 많기에 더 많이 해보고 싶다.”


제시카의 10주년 앨범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지만 취재진의 관심은 ‘앨범’보다 ‘10주년’에 방점이 찍혀있던 것이 사실. 연습생 기간까지 합하면 10년 이상 훌쩍 연예계에 몸을 담아온 그에게 가장 기뻤던 그리고 슬펐던 순간을 물었다. “기뻤던 것은, 데뷔할 때가 제일 기뻤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내 마음과, 두근거림과, 어쩔 줄 몰랐던 것들이. 그때가 가장 기뻤다. 그리고 어쨌든 세상에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7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다. 그때가 좋았다.”

기쁨과 달리 슬픔의 시간은 침묵 후에 공개됐다. 인터뷰 내내 제시카는 준비된 보도 자료 위에 볼펜으로 뭔가를 계속 적고 있었다. 자음 ‘ㅋ’인지 알파벳 ‘F’인지 모를 문자, 동그라미, 밑줄 등. 그는 “그때가 아니지 않을까 싶다”라며 나지막이 대답을 건넸다. “나는 모든 것에 있어서 작별하든지, 이별하는 것이 힘들다. 약간 정이 많은 스타일이다. 친한 언니가 직장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그것도 뭔가 마음이 안 좋고. 그런 것이 있다. 누군가와 인사하는 것을 잘 못한다.”

취재진이 굿바이의 낯섦을 언급하자 “익숙하지 않다. 많이 힘들어하고”라고 답한 제시카. 솔로 활동에서 비롯된 후회는 없었을까. “오히려 좋은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솔로 경험이 없으니까 처음에는 무서웠다. 그런데 하니까 의미 있고, 뭔가 팬 분들이랑 더 돈독해지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


제시카는 가수이자 동시에 사업체 ‘블랑 앤 에클레어’의 대표기도 하다. 홀로서기 3년 차이자, 사장님 제시카로서도 3년 차인 것. “지금까지 3년을 해온 나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사업을 시작했을 때 꿈이 뭔지 물어보면 뉴욕에 매장을 내보고 싶다고 답하곤 했다. 그것이 이제 3년 차가 되니까 이뤄져 있더라. 하나씩 해나가는 것을 잘했다고 토닥여주고 싶다.”

“경영자의 마인드보단 크리에이티브 마인드가 생기는 것 같다”라는 제시카에게 크리에이터(Creator)로서의 영향력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다수의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는 부분을 과연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제시카는 SNS를 언급하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요즘은 연예인도 그렇고, 인플루언서(Influencer)도 그렇고 다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도 활발하고, 뭔가 트위터도 그렇고. 조심해야 되는 때인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뭐 하나 올릴 때 많이 신중하다. 왜냐하면 하나를 보고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고,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조심스럽다.”

이와 관련 제시카는 과거 웨이보에 ‘클린 슬레이트(Clean Slate)’라는 표현을 적었던 바 있다. 깨끗한 도화지라는 뜻이다. 이에 SNS에서의 활동은 신중하게 다가간다는 그의 입장을 상기하며 다음 질문을 건넸다. “청사진이 도화지 위에 잘 그려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제시카는 그림이 완성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잘 그려지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세 장의 앨범 밖에 안 냈지만, 원하는 대로 순조롭게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마이 디케이드’의 목표는 무엇일까.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세 번째 앨범, 거기에 10주년 앨범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그는 “이번 앨범을 떠나서 어쨌든 계속 앨범을 내는 것에 기대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며, “퀀티티(Quantity)보다는, 뭔가 많이 하는 것보다는, 퀄리티(Quality)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하나 할 때 신중하게 하려고 하고. ‘다음 앨범도 기대되는데?’ 그런 것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제시카의 소원은 대중의 신뢰였다.


인터뷰 중간 취재진은 앞으로의 10년을 질문했다. “어떻게 꾸려가고 싶은지?”라는 말과 함께 구체적 미래를 부탁한 것. 그는 “지난 10년은 앞만 보고 달려왔다. 10대와 20대는 쭉쭉 그냥 달려왔다면, 이제는 시야를 넓히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조금 더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라며, “주위의 언니들을 보면서 ‘저런 여자가 되고 싶다, 저렇게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한다. 어떤 언니는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어떤 언니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동생도 나를 항상 보고 따라오는 친구니까 더 좋은 이그잼플(Example)을 셋(Set)해야 될 것 같다. 좋은 길을”이라고 동생의 본보기를 희망했다.

10년을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이야기는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인터뷰에서 제시카는 과거의 자신을 두고 말이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도구인 차안대를 쓰고 있는 것 같았다며, 이제는 1등을 향한 욕심이 없어졌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이 가운데 그가 희망하는 시야의 확장과 여유의 만연은 지난 10년으로 소진된 제시카 이면의 정수연으로서의 바람일 테다. 그를 항상 보고 따라오는 친구로서 동생 크리스탈(정수정)을 언급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정수연과 제시카. 제시카와 정수연. 한 사람의 영어 이름과 한글 이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체성과 역사는 상반될 정도로 다르다. 어느새 2017년. 홀로서기를 강조할 때는 이미 지났다. 그러나 제시카이면서 정수연인 한 개인은 이제 최고(最高) 대신 최선(最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정자매’의 반쪽 동생 크리스탈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한편 제시카는 8월9일 오후 6시 타이틀곡 ‘썸머 스톰(Summer Storm)’이 포함된 세 번째 미니 앨범 ‘마이 디케이드(My Decade)’를 발표하며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사진제공: 코리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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