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강 배우여, 찬란하여라

2018-02-12 20:39:14

[김민수 기자] 감정으로 말하는 배우 강지섭, 그를 꾸밀만한 설명이나 수식어는 필요 없다. 그는 감정으로 대화하는 배우니까. 이게 거짓이든 진실이든 역할 속 거만과 겸손을 적당하게 오고갔던 이 남자, 왠지 끌린다.

드라마를 몇 회 보지 못한 에디터에게도 한눈에 들어왔던 그의 연기는 정말이지 편안했다. 지나치게 포장하지도 않은, 그리고 자신의 날것을 그대로 보여주며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 강지섭.

눈 내리는 오후 어느 날, 그를 만났다. 훈훈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흰 티셔츠에 트레이닝 복장으로 나타났지만 그래도 멋있더라.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친근한 목소리로 건넨 그가 점점 궁금해진다.

Q. 화보 소감

데뷔해서 프로필 외에는 촬영한 적이 없었다. 첫 화보다. 오늘 개인적으로 즐거웠고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빨리 끝나서 다행(?)(웃음) 의외였다. 옆에서 챙겨주신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Q.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 설도현 역

이번 작품은 평소의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보통 다른 작품 대본을 볼 때는 몇 번 씩 읽으면서 연습을 하는데 설도현 캐릭터는 한번 딱 보고 그냥 내 성격대로 연기를 했다. 사실 처음에는 작가님이 원하는 방향과 달라서 아니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촬영할 때 내가 생각한 대로 연기를 했더니 캐릭터를 잘 표현할 것 같더라.

우리 배우들은 예능이 아니면 일상 모습들을 보여줄 기회가 없으니깐 이렇게라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 사람들도 오히려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게 훨씬 낫다고 하더라(웃음).

Q. 촬영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딱히 특별할 것이 없었다. NG도 나면 애드리브 위주라서 잠깐 끊고 다시 촬영을 했었다. 그리고 회식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보통 다른 작품들은 회식도 자주하는데 유독 이번 작품만 회식이 없어서 아쉽더라. 회식이라도 했으면 사람들과도 가까워지고 에피소드도 생겼을 텐데(웃음).


Q. 극중 상대역이었던 아이돌 출신 조승희, 심지어 같은 소속사더라. 실제 성격은

솔직히 같은 회사인 것은 희한하더라. 성격은 활발하다. 아이돌 출신이라서 그런지 정말 밝은 친구더라. 굉장히 재미있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Q. 하도나(정유미)vs미소(조승희), 극중 이상형은 누굴까

실제로 만나자고 한다면 극중에서 미소(조승희)같은 성격이 좋다. 나는 부끄럼도 많고 진짜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먼저 대시를 못하기 때문에 다가와주길 바라는 성격이다.

Q. 함께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배우는

권오중 형님. 이 형님은 내가 맨 처음 김상중 선배님을 뵀을 때 느꼈던 감정이다. 김상중 선배님은 ‘어쩌다 어른’이란 프로그램의 패널로 출연했을 때 먼저 다가오셔서 잘 부탁한다고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중이 형님도 촬영할 때 잘 부탁한다고 말씀해주시더라.

이런 부분에서 선배님들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다고 느꼈다. 내가 선배라고 해서 후배들에게 다가가지 못할 것은 없고 기다릴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게 뭐 정석은 아니지만 지금은 시대도 바뀌어서 이런 말 한 마디가 후배들에게 더 존경받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 설도현 캐릭터는 본인에게 어땠는지

이번 작품만큼 캐릭터 고민을 안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원했던 역할은 케이블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여제’의 정혁 역이었다. 공중파가 아니어서 시청자 분들에게 소외를 받았던 작품 중 하나였지만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요즘 트렌드에 맞고 내 자신을 보여줄 수 있었던 역할이어서 행복했다. 한 6개월 정도 했으면 좋겠는데(웃음). 함께 호흡을 맞췄던 오중이 형님도 그렇고 극중 만수 역으로 출연했던 김누리란 친구도 그렇고 다들 정말 아쉽다고 그러더라.

Q. 고민 했던 작품은

‘쇼핑왕 루이’. 당시 형사 역할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이 되더라. 강력계 형사처럼 후줄근하게 표현을 해야 할 것인지 그래도 형사인데 약간 깔끔하게 연출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다. 물론 감독님이나 주위 분들은 괜찮다고 말씀해주셨지만 내 스스로에게 정말 어색했다.

Q. SBS 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 종영 소감

뭐랄까. 이번 드라마는 굉장히 기대도 많았고 주변에서도 기대를 많이 했지만 역할들은 좋은데 스토리 구도가 조금은 약해서 아쉽지 않았나. 그래서 더욱 헤어지기 싫었던 작품(?)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함께 했던 배우 분들이나 스탭 분들도 그렇고 현장에서 너무 재미있게 촬영을 해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Q. 다음에 하고 싶은 역할

예전에는 원하는 역할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들이 없다. 딱딱한 역할만 아니면 된다(웃음). 굳이 말하자면 특이하고 판타지 같은(?)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 예를 들어서 요즘 ‘화유기’ 차승원 선배님 같은 캐릭터나 그 주변 인물들.

Q. 부산이 본가, 아버님이 중식당을 운영하신다고

현재는 아버님 건강이 편찮으셔서 운영을 안 하고 있다. 아버님이 좋아하셨는데 정말 아쉽더라. 2년 전에 예능 프로그램을 출연하고 난 뒤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셨다. 위암 초기라고 그러시더라.


Q. 당시 상황은

당시 어머니가 우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위암이라고 듣자마자 바로 내려가서 수술 일정 잡고 수술해서 지금은 회복 중이시다. 정말 운이 좋았던 케이스다. 이 때문에 중국집을 운영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셨는데.. 그리고 이제는 나에게 추억의 장소가 되어버렸다.

그때는 몰랐는데 아버지 음식이 너무 그립고 먹지 못한다는 생각에 울컥할 때가 많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요리와 관련된 프로그램에 아버지가 출연해서 다시 음식을 만드시는 모습을 보고 싶다.

Q. 강지섭은 어떤 사람?

내가 부산 사람이라 처음에는 무뚝뚝했는데 지금은 말도 좀 재미있게 하는 편이고 엉뚱하고 허당이다(웃음). 예전에는 가만히 있으면 무서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다 보니 내 스스로 노력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먼저 다가가서 상대방에게 꼭 말을 건다.

Q.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이제는 자신감이 있다. 예전에는 예능 출연을 하면 말을 잘 못했는데 지금은 자신감도 생겼고 잘할 수 있다(웃음).

Q. 운동 매니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내가 아프다(웃음).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는데 몸이 워낙 허약 체질이다. 어릴 때 너무 허약해서 잔병치레가 많아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보기에만 좋아 보이지 운동을 안 하면 또 시름시름 아프다.

Q. 결혼은 언제쯤

아직은 결혼할 필요성도 잘 못 느끼겠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면 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사랑하지도 않는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좀 늦더라도 내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올해는 광고를 많이 하는 해가 되고 싶다(웃음). 10년 동안 단 한 번도 광고 출연을 해보지 못해서 올해는 꼭 하고 싶다.

에디터: 김민수
포토: 윤호준
의상: 비아바이이정기, 비오비, 바이브레이트, 데니스골프
슈즈: 에이레네
시계: 마르벤
선글라스: 캘빈클라인, 프론트(Front)
백: 네이버 해외편집샵 막시마(MAXIMA)
헤어: 제니하우스 프리모 신재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프리모 희연 팀장
장소: 파티스튜디오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