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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Chapter2. ‘chilla the young wave’ by 오담률

2018-06-19 14:31:48

[황소희 기자] 고등학생들의 거침없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힙합을 통해 담아낸 국내 최초 고고 랩 대항전, 고교 래퍼 서바이벌 Mnet ‘고등래퍼2’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뛰어난 실력의 차세대 래퍼를 대거 배출한 ‘고등래퍼2’에서 주목할 만한 래퍼 오담률을 만나봤다.

자신의 매력인 섹시함과 귀여움을 표현하기 위해 검정색과 노랑색으로 반반 염색을 했다는 오담률. 촬영이 시작될 때면 정말이지 섹시한 매력을 뿜어내는 한편, 촬영이 끝나고 잠깐씩 쉬는 시간이면 영락없는 스무 살 풋풋한 소년의 모습이었다.

‘고등래퍼2’로 시련과 좌절을 겪으며 성장통을 앓기도 했지만 만화 속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시련의 한 장면일 뿐, ‘친칠라’라는 만화는 이제 막 1화를 마치고 두 번째 이야기를 그려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 누구도 결말을 알 수 없는 오담률, 그리고 친칠라라는 만화의 프롤로그를 시작해본다.

Q. bnt와 화보 촬영을 한 소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춤도 추고 즐기면서 진행했던 것 같다.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과 분위기라서 마음에 들었다. 특히 호피 무늬가 좋더라. 섹시하지 않나. (웃음)”

Q.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

“나는 스스로 다양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헤어스타일이다. 그래서 한 쪽은 섹시한 느낌의 검정색, 나머지 한쪽은 내 악동 같은 모습을 표현한 노랑색으로 반반 염색을 했다”

Q. 랩네임 친칠라(CHIN CHILLA)에 담긴 뜻이 궁금하다

“서양인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칭챙총’이라고 하는데, ‘친칠라’의 ‘친’은 ‘칭챙총’이라고 비하하는 발언에 대한 반감의 뜻을 담아 앞글자 ‘칭’을 땄다. ‘칠라’는 영어 ‘chill’에 ‘er’을 붙여 ‘chiller’인데, ‘칠러’라는 발음에서 변형시켰다. ‘친칠라’는 쿨하고 파격적인 동양인 래퍼라는 의미를 지닌다”

Q. 랩을 시작하기 전에 선보이는 시그니처 사운드 ‘chilla the young wave’가 인상적이더라

“‘Young Wave’라는 곡은 2년 전부터 쓴 곡인데, 젊은 파도를 뜻한다. 어린 나이의 내가 새로운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Young Wave’라는 어감이 너무 좋아서 그때부터 계속 쓰고 있는데, 조금 질리기도 하지만 ‘chilla the young wave’를 외치는 순간 이 랩을 하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단번에 알게 되는 것 같다”

Q. ‘고등래퍼2’가 끝난 후 요즘 근황은 어떤가

“요즘은 앨범 작업에 매진 중이다. 노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클럽도 자주 가고 친구들과 종종 술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고등래퍼2’에서 본인의 가장 큰 매력을 섹시함이라고 꼽았는데, 촬영을 해보니 정말 섹시함이 묻어나더라

“원래 섹시하기도 하지만, 섹시한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 재간둥이 콘셉트다. (웃음)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계속 보다 보면 완전히 헤어나올 수 없는 거지. (웃음) 이런 자신감이 매력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Q. ‘고등래퍼2’ 첫 대결인 학년별 싸이퍼 미션에서 가사 실수를 해서 안타까웠다

“’고등래퍼1’에 한번 출연했기 때문에 ’고등래퍼2’를 도전하면서 내가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고등래퍼1’ 출연 후 1년 사이에 우울증을 겪으며 많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래서 부담감이 더 컸던 것 같다. 그 부담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사 실수로 이어졌다. 나와 맞지 않는 비트를 선택한 잘못도 있다”

Q. 팀대표 결정전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가사 실수를 만회하기도 했는데

“1위를 하고 싶었는데 긴장을 해서 평소처럼 하지 못해 아쉬웠다. 평소대로 했으면 (이)로한이를 이겼을 텐데. (웃음) 점수를 확인하고 ‘내가 이 정도밖에 하지 못했으니 이 점수를 받았겠지’라고 생각했다”

Q. 팀대항전에서 이로한과 ‘북’이라는 곡으로 최고의 호흡을 보여줬다. 특히 노부부 케미가 인상적이더라

“완전 드라마였다. 그전까지는 가사 실수와 편집 때문에 초라하게 비쳤지만. 그 무대를 통해 결국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같다. 마치 만화책에 나오는 스토리 같았다. 만화책 주인공도 고난과 시련을 통해서 점차 더 성장하지 않나. 그런 느낌이랄까. (웃음) (이)로한이랑 성격도 잘 맞았다. 지금은 (이)로한이가 집을 옮겼는데, 그 전에 서울에서 살던 집이 지하였는데 썩 좋지 못했다. 그래서 좁긴 하지만 그나마 나은 우리 집에서 함께 지냈다. 매일 같이 둘이 함께 작업하면서 붙어있으니까 친해지고 가족 같은 느낌이 들더라”

Q. ‘북’이라는 곡으로 드라마를 그려냈지만, 또 한 번 가사 실수로 탈락하게 돼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만화 속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시련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고등래퍼2’가 내 인생의 끝, 내 인생이라는 만화의 마지막 편이 아니다. 이런 시련을 겪어 낸 다음 화를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나 역시 안타까움이 컸다. 편집 때문에 중간 순서로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첫 번째로 무대에 올라서 무척 긴장했다. 더군다나 유독 내게 가사 수정 요청이 계속 들어와서 가사를 익히지 못한 채 무대에 올랐다. 그래도 관객들에게 가사를 절고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내가 기억나는 부분을 최대한 찾으려고 노력했고 무대 위에서만큼은 함께 즐기고 싶었다. 가사 실수는 했지만, 래퍼들의 투표에서 의외로 좋은 점수를 받아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Q. 탈락 후 흘렸던 눈물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가사 실수로 무대를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해 어느 정도 탈락을 예상했지만, 래퍼 심사위원 투표에서 상대팀과 3표 차이밖에 나지 않아서 붙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했다. 탈락 발표를 하기 전까지 너무 긴장돼서 계속 고개만 떨군 채 있었다. 탈락자로 내 이름이 호명되고 ‘탈락자를 제외하고 모든 분들은 객석으로 돌아가 주시고 팀원들이 나와서 격려를 해주세요’라는 멘트가 나오는 순간 오히려 홀가분하더라. 그런데 행주 형의 눈을 보니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행주 형이 굉장히 슬픈 눈을 가지고 있다. (웃음) ‘고등래퍼2’를 하면서 더 이상 형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할 수 없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더라. 그래서 울었던 것 같다. 방송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그것 또한 나니까.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우울증도 많이 치료되고 웃는 날들이 많았다. ‘Young Wave’ 가사에도 나왔듯이 힘든 스케줄을 겪어도 매일이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날이 마지막이 돼버렸다”

Q. ‘Young Wave’ 가사에서 스스로가 느낀 허탈감과 공허함이 나타나더라

“그렇다. ‘Young Wave’는 1년 사이에 내게 닥친 상황과 감정을 표현한 곡이다. ‘고등래퍼1’을 하면서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인기를 얻었다. 방송이 끝난 후 내가 보여준 게 없다 보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가기 시작하더라. 그런 시간을 통해 허탈감과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또 ‘고등래퍼1’이 끝나고 서울로 상경해 자취를 시작했는데 밤낮없이 커튼 치고 어두 컴컴한 방안에서 혼자 작업하고 밥 먹고 생활하다 보니 우울증도 걸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 사실 그때 곡을 더 직설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는데 ‘고등래퍼2’에서 완전히 담아낼 수 없어서 대중이 듣기 편하게 풀었던 것 같다. 만약 다음 앨범에 그런 곡을 쓴다면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Q. 멘토였던 행주와 보이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행주 형과 보이비 형은 멘토라기보다는 정말 친형 같았다. 형들이 클럽에서 술 사주기로 했는데, 그 약속 꼭 지켰으면 한다 (웃음)”

Q. 멘토링 시간에 공개된 생활기록부를 보니 배우 꿈을 가졌더라

“원래 랩과 보컬을 하기 위해 실용음악을 지원해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다 한 선생님을 만나 연기라는 것에 재미를 알게 됐다. 선생님을 믿고 연기를 배우다가 선생님과 함께할 수 없게 되면서 자연스레 가장 좋아했던 음악에 전념하게 됐다. 당시 연기를 배웠던 게 지금 음악을 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음악, 연기, 무용, 그림 등 모든 예술은 공통점이 있다. 그중 가장 핵심은 연기라고 생각한다. 래퍼는 랩으로, 화가는 그림으로, 무용수는 춤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나. 연기라는 것은 감정 자체를 표현하는 예술이니까”

Q. ‘고등래퍼2’에서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 래퍼, 혹은 라이벌이 있나

“라이벌이라기보다는 모든 래퍼가 나에게 영감을 줬다.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였고 딱히 경쟁 상대로 두고 싶지 않았다. (이)병재가 음악적인 색깔이나 개인적인 색깔이 강해서 아티스트로서 인정한다. 래퍼는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보여줘야 오래 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병재가 지금까지 보여준 거로는 제일 오래갈 것 같다. (김)하온이도 마찬가지. ‘고등래퍼’나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은 한 철 장사라고 생각한다. 래퍼의 정체성을 담아낸 완전한 음악이 아닌 랩만 보여주는 짧은 방송을 보고 좋아해 주지 않나. 그런 관심은 금방 식어버리는 것 같다. 다음 시즌이 나오면 그 전에 나왔던 래퍼들은 다 잊혀지니까. 그래서 한 철 장사로 끝나지 않게, 다음에 나올 내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래퍼로서 국한되지 않고, 아티스트로서 오래가고 싶은 게 꿈이다”

Q. ‘고등래퍼2’ 탈락 후 고향으로 내려갔을 때, 이로한과 윤진영에게 집을 내줬다고

“부산에 사는 (윤)진영이는 서울에서 몇 주를 지내야 하는데, 숙소비만 해도 만만치 않다. (이)로한이랑 (윤)진영이는 집 비밀번호도 알고 친한 사이니까 그냥 쓰라고 한 거다. 우린 가족이었다”


Q. ‘쇼미더머니7’을 한다면 다시 한번 도전할 생각인가 (인터뷰는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 래퍼 공개 모집 전이었다)

“나갈 의향이 있다. 지금도 생각 중인데, 이제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등래퍼2’에서 한 번 시련을 겪었으니 ‘쇼미더머니7’에서 챙길 것 챙겨올 생각이다. 시련을 겪고 나서 성장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

Q. 지원하게 된다면 서바이벌 오디션은 4번째 도전인데, 어떤 마음으로 임할 것 같나

“이번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 ‘친칠라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실력으로 답을 찾아 보여주고 싶다”

Q. ‘가사 절음이 늘 발목을 잡는 래퍼’라는 평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핑계라면 핑계일 수 있지만, 부담감이라는 무게에 짓눌린 내가 돼 본다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가사를 저는 것은 내 탓이기 때문에 그 누구를 탓할 수도, 변명할 여지도 없다. ‘쇼미더머니7’에 꼭 나가서 그런 타이틀을 벗고 싶다”

Q. 그럼 이제는 어떤 타이틀이 붙는 래퍼가 되고 싶나

“친한 형이 ‘힙합은 그냥 엉덩이를 흔들게 하면 그 자체로 힙합’이라고 하더라. 나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힙합을 하고 싶다. 한편으론 아티스트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술이나 담배처럼 나를 끊을 수 없게 만들고 싶다”

Q. 래퍼로서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다양한 매력이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내 매력이자 강점이 아닐까”

Q.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식케이 형과 실키보이즈의 고어텍스, 블랙넛 형들이다. 이번에 나온 실키보이즈 형들의 앨범이 굉장히 좋더라. 솔직히 형들이 쓰는 가사가 굉장히 야하고 직설적인 편인데 그런 것들이 부담스럽지 않고 음악적으로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Q. 몸에 타투가 굉장히 많은데,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궁금하다

“‘Upgrade Ⅲ’는 스윙스 형의 ‘Holy’라는 곡을 듣고 많은 걸 느낀 후 손목에 새긴 타투다. 그동안 나를 숨긴 채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대했고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떠나기도 했다. 그게 싫어서 또 가면을 썼지. 그런 내 모습이 역겨웠다. 이제 그 가면을 벗고 진짜 나로서, 친칠라로서 다가가고 싶다. 사람들이 싫어하더라도, 내 곁을 떠나가더라도 상관없으니까”

Q. 크루를 새로 만들었다고

“(윤)진영이, (이)로한이, 알틱 형, ‘북’ 프로듀서 슬로 형하고 나까지 5명이 뭉쳤다. 크루 이름은 ‘허니 밴즈 베이커리’. 엄청나게 끝내주고 멋있는 음악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끊을 수 없게 만들 거다”

Q. 곧 발매할 곡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타이틀곡은 챈슬러 형이 피처링을 해준 ‘소년챔프’라는 곡이다. 내가 만화 캐릭터가 돼서 ‘고등래퍼2’가 끝난 후의 스토리를 그려냈다. 나는 영화 속 주인공은 진부하다고 느낀다. 만화 속 캐릭터처럼 시련을 겪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심오하게 쓰진 않았고 진짜 만화처럼 즐길 수 있는 신나는 곡이다. 또 ‘고등래퍼2’ 팀대표 결정전에서 했던 ‘purple salamander’라는 곡과 ‘북’ 리믹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래퍼로서 최종 목표는 아티스트가 되는 거다. 그러니까 하나로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나를 끊을 수 없게 하는 것이 내 최종 목표다. 곧 발매할 앨범 활동과 크루 활동도 열심히 하고 싶다. 또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더 많이 할 계획이다”

에디터: 황소희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의상: FRJ Jeans, 참스, 르꼬끄
슈즈&롤러스케이트: 르꼬끄, 엑셀시오르, 페이유에
시계: 포체밀라노
선글라스: 블랑앤에클레어, 디올 by 시원아이웨어
헤어밴드: 르꼬끄
헤어: 콜라보엑스 조민경 디자이너
메이크업: 콜라보엑스 정남 실장
장소: 미쿡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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