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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지인 “배우는 천직, 연기할 때 이질감과 부끄러움 없어”

2018-09-17 15:04:55

[오형준 기자] 아이 같은 외모에 톡톡 튀는 매력으로 많은 작품에서 얼굴을 비췄던 문지인. 사실 문지인은 우리의 생각과 달리 밝고 귀여운 이미지의 역할만을 해왔던 배우는 아니다. 데뷔 10년 차 SBS 공채 11기로 데뷔한 그는 다양한 작품에서 단역부터 주연까지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 냈다.

10월1일 첫 방송을 앞둔 JTBC ‘뷰티 인사이드’에서 서현진의 친구이자 기획사 대표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된 그는 성숙한 캐릭터 표현을 위해 긴 머리카락도 짧게 잘랐다. 배역을 위한 그의 노력을 증명하듯 그는 이전보다 세련되고 짙은 여성미를 풍기며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섰다.

bnt와의 인터뷰마다 먼 훗날에도 연기를 하고 있을 자신과 공로상을 받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그. ‘말하는 대로’.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말하는 대로 하나씩 꿈을 이뤄나가고 있는 문지인에게서 곱게 주름진 얼굴의 그가 공로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웃음 짓는 모습이 오버랩 됐다.

Q. bnt와는 벌써 세 번째 촬영이다

“원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bnt와는 세 번째로 찍는 것이라 그런지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한 것 같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JTBC ‘뷰티 인사이드’ 촬영 중이다. 극 중에서 톱스타 서현진의 친구이자 매니저이자 기획사 대표를 맡았다. 곧 방영될 단막극 ‘몽돌 스캔들’도 촬영을 마친 상태다”

Q. 단막극의 주연을 맡았다. 부담은 없는지

“오히려 주연이 부담감이 덜 하다. 원래 쭉 연기를 이어나가는 게 배우로서는 쉽다. 감정선이 끊기지 않고 히스토리가 있는 게 아무래도 편하다. 조연들이 대단한 게 중간중간 등장해서 짧고 굵게 임팩트를 줘야 한다. 물론 모든 역할이 쉽지 않지만. (웃음)”

Q. 최근 출연작들은 밝고 발랄한 이미지가 많았다. 본인이 의도한 건가

“MBC ‘투깝스’도 그렇고 오히려 그렇지 않은 역할들이 많았다.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소위 ‘대박이 났다’라고 하는 작품들에서 밝은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맡았다 보니 그런 배역들이 대중들의 인상에 깊게 남아서 그런 것 같다. 지금 촬영 중인 JTBC ‘뷰티 인사이드’에서도 귀엽고 밝은 이미지는 아니다. 톰보이에 카리스마 있고 선머슴 같은 역할이다. 머리도 역할 때문에 짧게 잘랐다. 기획사 대표의 이미지를 내려면 긴 머리보다는 짧은 머리가 나을 것 같아서 잘랐다. 예전부터 자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기르는 게 까마득해서 미루다가 작품을 통해 자르게 됐다”

Q.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는 데뷔 이후 첫 사극이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사극이라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모든 촬영이 야외라는 것 말고는. 엄청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무조건 야외 촬영으로 진행돼서 그 부분만 조금 힘들었다. ‘대군’은 처음으로 포상휴가를 갔던 드라마라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이다. (웃음) 시청률도 좋았고 같이 출연했던 배우들과 많이 친해져서 남은 게 많은 작품인 것 같다”

Q. 스스로 연기자로서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고 생각하나

“너무 많다. 안주하지 않고 자기 계발하고 새로운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웃음) 평소에 취미가 없는 편이다. 멘탈 관리를 위해서 취미도 좀 가지고 하면서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그럼 배우로서 문지인의 강점은

“많은 분들이 내 이름이나 필모그래피를 잘 몰라도 호감을 가져주시고 친숙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


Q. SBS 공채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생각과 달랐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2년 동안 작은 역할을 많이 했다. 공부를 많이 했다. ‘이 바닥이 강인한 체력과 멘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구나’,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고 준비된 친구들도 너무 많아서 이 사이에서 인정받고 기회를 잡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Q. 머리를 자른 후 옷 입는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나

“그렇다. 스포티한건 잘 어울리는데 너무 여성스러운 옷은 잘 안 어울리더라. 그래서 항상 좀 스포티한 스타일로 입고 있다. 원래는 단발로 시작했는데 드라마 시작하면서 점점 머리가 짧아졌다. 모니터를 해보니 머리 길이가 어정쩡해 보여서 점점 짧게 자르게 됐다. 남자들의 고충도 알았다. 한 2주면 머리가 쑥쑥 자라더라. (웃음)”

Q. 동안 외모를 자랑한다. 뷰티 팁이 있다면

“이번 드라마는 어떻게든 나이 들어 보이려고 노력 중이다. (웃음) 뷰티 팁이라면 뭐든 게을리하지 않는 것. 홈 케어를 열심히 하고 피부에 안 좋은 것은 피하려고 한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화장품도 좋은 게 있다고 하면 이것저것 써보는 편이다. 화장품도 내성이 생긴다고 들었다. 계속해서 쓰는 제품도 있지만 이것저것 좋은 것을 찾아서 써본다”

Q. 요즘 문지인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은 뭘까

“갑자기 말하려니 어렵다. (웃음) 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모든 상황이 행복하다. 물론 스트레스가 오면 순식간에 확 안 좋아진다. (웃음) 평상시에는 행복하다. 스트레스가 오면 거기에 확 빠진다. 최근에 스트레스 받았던 일은 촬영 중에 모니터를 하는데 얼굴이 통통하게 나오더라. 실물은 날씬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화면에는 그렇게 나오니까. 배우로 안 살았더라면 이런 고민도 안 할 텐데. (웃음)”

Q. 저번 인터뷰에서는 35살 안에 결혼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제 그 나이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사이에 결혼에 대한 계획이나 생각이 바뀌었나

“어릴 때부터 늦게 하든 빨리 하든 결혼은 하자는 생각이었다. ‘혼자는 못 산다’ 이런 생각이었다. 35살 안에 결혼하는 건 바람이다. 짝을 만나려고 노력은 해야겠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아직 결혼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도 있다. 커리어에 대한 욕심도 있고. 내가 동안이기 때문에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웃음)”

Q. 아직 해보지 못한 역할이나 장르 중 해보고 싶은 것은

“아주 악한 악역. 이유리 씨가 했던 연민정 같은. 이유리 씨 같은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다. 역사극이나 시대극도 해보고 싶다. 완전 사극 말고 개화기쯤. (웃음) 애국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 유관순 역할. 내 생일이 마침 3월1일이다. 생일이 생일인 만큼 애국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전지현이나 김태리 같은 스나이퍼 역할도 좋고 ‘밀정’ 같은 작품도 좋다”

Q. 배우 말고 다른 일을 생각해 본 적은 없나

“나처럼 없는 사람도 없을 거다. 나는 배우 일을 할 때만 이질감이 없다. 오늘 같은 화보 촬영도 너무 어색하다. 뭘 해도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뭘 하든 부끄러움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연기를 할 때만큼은 그런 게 없다. 천직인 것 같다. 사업 같은 것도 끈기가 없어서 안 될 것 같고. 매일 출근하는 일도 어렵고. (웃음)”

Q. 그럼 전에 말했던 연출도 이제는 생각이 없어진 건가

“그건 아니다. 글 쓰는 건 여전히 좋아한다. 글이나 대본 쓰는 걸 좋아해서 나중에 연출이든 작가든 한번은 데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몇 개 만들어 놓은 게 있다. 하지만 내 이름으로 활동을 하지는 않을 거다. 가명으로 활동할 거다. (웃음)”


Q.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결혼과 출산. (웃음) 그런데 정말 농담이 아니다. 결혼이라는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내 아이를 낳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 아닌가. 하고 싶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요즘 시대에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Q. 문지인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까

“내가 하고 싶어 하고 잘할 수 있고 열정이 있는 것. 그런데 그걸로 돈도 버니까 나한테는 감사한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것이 일치하기가 어려운데 정말 감사하다. 연기는 내 직업이자 꿈이다”

Q. 연기자로 뿌듯함을 느낄 때는

“물론 내 힘만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하는 거지만 내가 이 분야를 포기하지 않고 한 길을 가는 것 자체가 뿌듯한 것 같다. 나는 배우가 되는 게 어려웠지 배우가 되기만 하면 끝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되냐 안되냐의 문제였던 것 같다. 데뷔하는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불확실성 때문에 데뷔 자체가 간절했고 힘들었기 때문에”

Q. 지금은 좀 확신이 생겼나

“지금은 많은 매체, 많은 작품이 나왔고 나도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그래도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할머니가 될 때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소홀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이상”

Q. 문지인은 먼 훗날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나

“그냥 기억만 해주셨으면. (웃음) 그게 어려운 거 잖나. 먼 훗날에도 내가 일하고 있어서 배우인 걸 알고 작품 하는 걸 알아주시면 그걸로 됐다. 당연히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고 사랑을 받고 싶은 욕심이야 있지만 그냥 꾸준히 이 일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

Q. 이전 인터뷰에서 공로상에 대해 이야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예전에 한 시상식에서 어떤 배우가 공로상 받는 모습을 봤다. 후배들이 꽃다발을 안겨주고 그분의 출연작이 파노라마로 쭉 나오는데 그게 너무 인상적이었다. 최근에는 너무 많이 얘기해서 40, 50대가 되면 한 번 더 말해야겠다. (웃음)”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한 번도 쉽게 된 일이 없었다. 많은 노력과 대가를 치르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나를 지켜보시는 분들이 나의 성장을 보면서 희망과 위로를 얻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예쁜 시선으로 내 성장과 활동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에디터: 오형준
포토: 권해근
의상: 아이아이, 다홍, FRJ Jeans
슈즈: 바이비엘, 모노톡시
백: 토툼(TOTUM)
주얼리: 밀튼스텔리, 해수엘
시계: 오바쿠
헤어: 미즈노블 박성자 디자이너, 김은지 스태프
메이크업: 미즈노블 안병숙 대표원장, 홍윤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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