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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델라인클랑, 고귀하게 빛나는 완벽한 소리

2018-12-04 15:59:19

[오형준 기자] 2017년 JTBC ‘팬텀싱어2’에서 파이널에 진출해 우승 트로피는 손에 쥐지 못했지만 우승팀 못지않은 인기로 크로스오버 장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에델라인클랑. 11년 지기 친구부터, 학교 선후배 등등 크고 작은 인연들이 얽힌 그들의 관계는 그들이 만드는 아름다운 화음만큼이나 흥미로웠다.

뮤지컬, 성악으로 각기 다른 길을 걸어온 그들이지만 그들의 하모니에서는 연륜과 깊이감이 느껴진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물리적인 시간을 메꾸는 모양이다.

인터뷰 내내 팀의 중심을 자신이 아닌 다른 멤버들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먼 훗날 그들이 보여줄 모습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서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신뢰하며 ‘나‘가 아닌 ‘우리’로 거듭나고 있는 그들에게 영영 불협화음은 없을 것 같았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조형균: 10월6, 7일에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차근차근 다른 것들을 또 준비하면서 보냈다.

안세권: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에델라인클랑의 공연을 준비 중이다.

Q. 오늘처럼 화보 촬영을 하는 등 이전과는 달라진 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어색하지는 않나

조형균: 좀 어색하다. 콘서트 사진, 앨범 재킷 등을 찍기는 했지만 다 같이 이런 화보 촬영은 처음이라 어색하다.

김동현: 형균이 형이나 충주 형의 경우 뮤지컬도 하니까 이런 촬영이 익숙할 텐데 세권이나 나는 성악 공부만 하던 사람들이라 이런 것들이 조금 어색하다.

Q. JTBC ‘팬텀싱어2’ 이후 인기를 실감하는지

안세권: 방송 전에도 열심히 살았지만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거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방송을 통해 ‘에델라인클랑’, ‘안세권’이라는 브랜드가 알려지고 있어서 행복하다.

Q. 팬클럽의 활동이 활발하다. 팬들의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요인은 뭘까

김동현: 팬텀싱어를 통해 보여준 우리의 진심, 에너지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힘든 일도 많았는데 그 와중에도 우리의 진심이 잘 어필된 것 같다.

Q. 각자 ‘팬텀싱어2’에 출연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이충주: 시즌 1부터 주변의 권유가 있었다. 뮤지컬을 하면서 방송에 대한 필요성은 잘 느끼지 못했다. 오디션, 경쟁이라는 것에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더라. 어느 순간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조형균: 충주와 같은 생각이었다. 경연 중 한번 탈락 위기가 있었는데 그때 ‘끝까지 가봐야겠다’라는 오기가 생기더라. 나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더 열의가 생긴 것 같다. 그 라운드 이후에 ‘라인클랑’이 결성됐다.

김동현: 독일 유학 생활 중에 결정하게 됐다. 시즌1을 독일에서 보고 있었다. 다른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다른 카테고리로 넘어가는 게 쉽지 않더라. 겁도 났고. 그런데 시즌 1이라는 좋은 예가 있었고 그걸 통해 용기를 얻었다. 성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의 시선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굉장히 신중했었고 나간다면 무조건 파이널 진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결국 석사 과정을 휴학하고 한국에 오게 됐다.

안세권: 같이 활동을 하던 김현수 씨가 ‘팬텀싱어1’ 우승을 하면서 같은 팀 멤버들에게 많은 자극이 됐다. 나는 tvN ‘코리아 갓 탤런트2’라는 프로그램을 나갔었는데 그 당시에는 방송 출연은 파급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팬텀싱어1’의 파급력을 보면서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전공도 다르고 활동하는 분야도 달랐다. 부딪히는 부분은 없었나

조형균: 많았다. 하지만 우리의 강점은 넷의 소리가 완전 다르다. 이게 장점이긴 하지만 처음엔 네 사람의 톤과 결을 맞추는 게 어려웠다. 충돌이 있었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목소리가 더 매력적으로 어우러지는 것 같다. 또 이런 점이 크로스오버 장르의 매력이기도 하고 에델라인클랑의 강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Q. 그럼 말이 나온 김에 옆 사람을 칭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안세권: 동현이 형은 일단 목소리부터 일반 사람이 가질 수 없는 소리를 가졌다. 성악가로서도 엄청난 탤런트를 가지고 있다. 음역대가 정말 넓다. 저음, 고음을 모두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 우리 팀의 장점을 잘 살려주는 부분이다.

김동현: 형균이 형은 감성을 소리에 담아내는 것이 뛰어나다. 나는 뮤지컬 배우들은 소리가 좀 다르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형은 가지고 있는 소리 자체가 성악과 어울릴 수 있는 결을 가졌다. 충주 형을 비롯해 형님 두 분이 팀의 감성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형균: 충주는 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섹시’. 피지컬도 그렇지만 목소리 자체가 가진 호소력이 있다. 목소리에도 호불호가 있는데 충주의 보이스는 호가 더 많은 소리다. 우리 노래의 기본 멜로디라인은 충주가 전부 맡고 있다. 호소력과 안정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동현이가 집의 바닥을 지탱하고 있다면 충주는 기둥 같은 역할을 한다.

이충주: 세권이는 4중창 팀에 꼭 필요한 테너다. 세권이의 고음은 굉장히 화려하고 다른 팀이 보여줄 수 없는 어마어마한 힘을 보여 준다. 고음을 맡아 너무 고생해주고 있다. 우리 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에델라인클랑의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면

김동현: 첫 단독 콘서트와 ‘팬텀싱어2’ 파이널 진출했을 때?

조형균: 난 매 순간이 희열이었던 것 같다

이충주: 나도 첫 단독 콘서트. 앨범이 나왔기에 가능했고 앨범이 나온 과정도 너무 감사했다. 도움을 준 손길도 많았다. 마음에 드는 앨범이 나왔는데 그 앨범으로 콘서트까지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다.

Q.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을 꼽자면

안세권: ‘구름나무’라는 곡을 좋아한다.

이충주: 어떨 때는 ‘구름나무’가 좋고 어떨 때는 ‘약속’이라는 타이틀곡이 좋다. 이 노래가 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 멋진 세레나데 곡이다. 축가로 많이 불려졌으면 좋겠다.

조형균: 우리가 만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전곡이 다 좋다.(웃음)

Q. 본인들의 음악 인생을 통틀어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

조형균: 동료 배우들이 나에게 노래가 많이 늘었다고 해주더라. 그런 얘기를 들을 때. 세권이에게 지금도 소리를 어떻게 낼지 물어본다. 내가 듣기에도 예전에 녹음했던 내 목소리와 지금이 다르더라. 음악적으로 ‘더 성장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스스로 들 때가 있다. 그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안세권: 집안 형편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방송을 통해 집에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부모님이 시골에 계시는데 내가 방송에 나올 때마다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또 한 가지는 방송 출연 전부터 기부를 해오던 단체가 있었는데 방송 이후에 내 팬클럽과 우리 팬클럽 연합에서 그 단체에 쌀을 기부해주셨다. 나를 통해서 좋은 영향이 퍼져나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

이충주: 내가 뭘 하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을 볼 때. 나도 내 안에서 확신이 없을 때가 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나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것 같다.

김동현: 다른 음악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는데 이 불확실한 선택 속에도 내 목소리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을 통해서 내가 에너지를 얻고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아가는 순간들에 보람을 느낀다.


Q. 각자 슬럼프도 있었을 것 같다

조형균: 나는 슬럼프가 자주 온다. 작품을 할 때마다 온다. 내 연기관과 안 맞는 것 같고 그만둬야 하나 그런 생각도 많이 들고. 뮤지컬의 경우 캐릭터의 톤에 맞춰야 하는데 음악적인 스킬이 부족하다 보니 연습 초반에는 내 노래가 겉도는 것처럼 느껴진다. 공연 때까지 안 풀리는 곡도 있다.

Q. 자연스럽게 극복되는 편인가

조형균: 이걸 그만 둔다고 했을 때 ‘뭘 해야 하나’라고 생각해보면 이거 말고는 할 게 없다.(웃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나.

이충주: 형균이 형의 말에 공감한다.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비교당하는 직업이다. 한 해에 연극영화과 졸업생이 몇천 명이라더라. 더 나이 어리고 연기 잘하고 잘생긴 친구들이 쏟아져 나오니까 매일 그만둬야 하나 생각하는데 당장 그만두고 ‘뭐 먹고 살지?’라고 생각해보면 정말 할 게 없다. 그래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안도감과 위안을 주는 것 같다. 내가 불안하게 내딛는 걸음들을 누군가는 너무 좋아해 준다는 사실에 용기를 갖게 되는 것 같다.

안세권: 나는 과부하가 오면 슬럼프가 온다. 그때마다 그냥 쉬는 편이다. 좀 쉬고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면 해결이 되는 것 같다.

김동현: 나는 내성적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라서 계속 일을 하면 내가 소비되는 기분이 들어 슬럼프가 온다. 그럴 때는 방에 틀어박혀서 영화를 본다거나 책을 본다거나 드라마를 본다거나 하면서 혼자만의 충전 시간을 가진다. 요즘이 좀 그런데 내가 가을을 좀 심하게 타는 편이다.

Q. 경연 당시 멤버들이 직접 영입 멤버를 고르더라.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는지

안세권: 탈락 위기에 있던 형균이 형을 선택하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당시에 형을 잘 알지 못했고 형이 웃는 모습을 잘 보지 못해 무서웠다.(웃음) 그래서 주변 뮤지컬 배우들에게 형의 성격이 어떤지 많이 물어봤다.(웃음)

조형균: 다 내 계획대로 됐다. 동현이와 세권이의 베이스와 테너가 너무 잘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충주까지 경희대 동문으로 합이 너무 좋았다. 내가 저기에 들어가기만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Q. 김동현과 안세권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김동현: 올해로 알고 지낸 지 11년째다.

안세권: 부부 같은 느낌이다.

조형균: 1년 정도 옆에서 지켜보니 이들은 애증이다.

안세권: 신혼부부는 아니고 30년 된 부부.(웃음)

Q. 조형균과 이충주는 뮤지컬 배우로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도 많다

이충주: 형은 다재다능한 배우다. 나의 경우 잘하는 것, 못 하는 것이 있는데 형은 뭐든 잘 소화해 낸다. 그런 부분이 참 부럽다. 형처럼 모든 역할을 편안하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편하게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정말 생각도 많고 연구도 많이 하더라. 대충하는 게 없다.

조형균: 충주는 기본적으로 잘하는 친구다. 앞서 겸손하게 말했지만 충주도 주어지면 다 잘 해내는 배우다. 굉장히 믿음직스러운 배우다. 내가 컨디션이 안 좋거나 집중이 잘 안 될 때가 있는데 충주와 함께하는 날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Q. 어떻게 보면 에델라인클랑은 갑자기 생긴 울타리다. 스케줄은 어떻게 조정하고 있는지

조형균: 사실 충주와 나는 세권이와 동현이에게 미안한 부분이 있다. 뮤지컬은 장기적으로 스케줄이 잡혀 있기 때문에 에델라인클랑 공연과 겹치면 조율이 어렵다. 그래서 넷이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적도 많아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 이번 작품 이후에는 에델라인클랑에 더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목표가 궁금하다

김동현: 일단은 12월24일의 크리스마스 공연이다. ‘팬텀싱어’로 크로스오버 장르가 많이 활성화됐는데 이 분야를 이끌어 나가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으면 더 좋겠고.

조형균: 우리가 노래로 줄 수 있는 감동이 무척 크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감동과 에너지를 리스너들에게 끝까지 들려드리는 것.

이충주: 사실 ‘팬텀싱어’ 이전에도 남자 4중창 그룹이 많았다. 없어진 팀들도 많다. 우리는 조금 오래 가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개인이 더 갈고 닦고 우리의 개성을 더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꾸준히 함께 활동했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김동현: 우리를 지켜봐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안세권: 새로운 앨범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국내 활동뿐만 아니라 해외 활동의 기회도 있을 것 같다.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충주: 어떤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기 위해 돈 10만 원 이상을 들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꾸준히 우리를 보러 와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하고 감사하다. 공연장에 오신 발걸음이 아깝지 않게 항상 열심히 준비하겠다. 우리를 보고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조형균: 우리가 팬들에게 주는 감동도 있지만 팬들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 에너지가 있다. 이런 우리의 관계가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고. 초심을 잃지 않고 첫 콘서트 당시 느꼈던 긴장과 설렘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시너지를 내는 관계로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감기 조심하시고 월동 준비 잘하시고 크리스마스이브에 공연장에서 뵙겠다.

에디터: 오형준
포토: 김하루
의상: 유니온오브제
헤어: 살롱드뮤사이 유리 실장
메이크업: 살롱드뮤사이 나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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