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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슬기 “최근 의사 역할만 2번 맡아, 좀 더 다양한 캐릭터 연기하고 싶다”

2019-01-14 14:54:13

[황연도 기자] 2000년대 초반을 주름잡던 복고 소녀가 데뷔 15년차의 베테랑 연기자로 돌아왔다. 연기면 연기, 예능이면 예능 통통 튀는 매력으로 국내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배우, 배슬기다.

그는 2005년 그룹 더 빨강으로 데뷔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파격적인 댄스를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그는 중국에서도 복고 여신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한류스타의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젓가락 형제의 ‘작은 사과’ 뮤직비디오는 중국에서 무려 10억뷰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현재는 본업인 연기 활동에 집중하며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슬기. 그는 E채널 ‘실업급여 로맨스’, tvN ‘황금거탑’, KBS1 ‘빛나라 은수’, MBC ‘사생결단 로맨스’ 등 제법 굵직굵직한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입증해왔다. 한 가지 색깔보단 다채로운 역할을 두루두루 소화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다던 그의 연기 행보가 기대된다.

Q. 화보 촬영 소감

“bnt와는 올해만 두 번째 촬영이다. 그전에도 여러 번 찍었기 때문에 언제나 편안하고 가족 같은 사이인 것 같다 하하. 오늘 촬영은 의상도 너무 마음에 들었고 즐겁게 촬영했다. 항상 감사드린다”

Q. 근황

“MBC 드라마 ‘사생결단 로맨스’를 마친 이후에 최근 KBS2 예능 ‘배틀 트립’에 출연했다. 상반기 계획은 아직 미정이고 하반기에는 드라마 작품을 들어가게 될 것 같다”

Q. 최근 ‘배틀트립’에 출연하지 않았나

“최근 채연 언니와 함께 중국 베이징에 다녀왔다. 채연 언니와는 함께 볼링 동호회를 하고 있을 정도로 친한 사이인데, 얼마 전에 중국에 함께 가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더라. 그래서 언니와 여행 간다는 기분으로 다녀왔다. 사실 그전까지 중국에 자주 갔지만 일하러만 갔었지 여행으로 다닌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여러모로 새롭게 느껴졌다. 특히 중국음식을 정말 사랑한다. 중국 여행 갈 때 음식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나와는 너무 잘 맞는 것 같다”

Q. 중국 고수답게 여행 시 팁이 있다면

“채연 언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 둘 다 중국에 자주 갔었지만, 모두 일하러 간 것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이번 기회로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했었다. 알찬 여행을 위한 팁들을 많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SNS 계정에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 대한 후기를 남겼던데

“마음이 짠하고 아픈 영화였다. 그 당시엔 너무 어렸기 때문에 몰랐던 사실들, 그리고 느끼지 못했던 아픔 감정들을 알게 된 것 같다. 어머니와 함께 봤는데, 마음이 너무 짠해서 둘 다 많이 울었다”

Q. 중국에서 인기가 뜨거운 한류스타가 아닌가

“사실 알려진 것에 비해선 생각보다 중국 활동을 그렇게 활발히 하진 않았다(웃음). 중국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기보단 한국 예능에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이 중국에서 많이 알려져 관심을 받게 된 케이스다. 그렇게 얼굴을 알리게 돼서 중국 웹드라마도 찍었었다. 언어가 어렵긴 했지만 달달 외우면서 열심히 연기를 했다”

Q.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중국에서 10억뷰가 넘었다고

“젓가락 형제의 ‘작은 사과’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복고댄스를 췄다. 여기에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는데, 사실 그 뮤비에서 원래는 쫄쫄이 의상을 입는 게 아니었다. 따로 입기로 되어있는 의상이 있었는데, 댄서분들이 입기도 되어있는 쫄쫄이 복장이 더 마음에 들더라. 그래서 현장에서 쫄쫄이 의상을 입고 싶다고 제안했고 가발도 내가 쓰고 싶다고 말해서 쓴 것이었다(웃음)”

Q. 얼마 전 출연했던 ‘사생결단 로맨스’는 직접 프로필을 돌려 출연하게 된 작품이라고 하던데

“지인분들을 통해서 프로필을 돌리고 있을 때 운 좋게 한 제작사 이사님이 소식을 들으시고 “드라마 오디션이 있는데 참여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주셨다. 급하게 오디션 현장을 찾아갔고 감독님께서 어떤 캐릭터를 원하시는지도 당일에 알게 됐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셨고 출연을 하게 됐다. 혼자 힘으로 따낸 작품이라서 그런지 더욱 뜻깊고 감사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Q.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다 좋다. 다양한 역할을 해보는 게 내 목표다. 그런데 현재는 그렇진 못한 상황인 것 같다. 최근에도 의사 역할만 2번을 했다(웃음). 성격도 대체로 비슷비슷한 역할들을 맡아 왔었다. 그래도 약간의 변화는 있었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과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에서는 조용조용한 성격의 캐릭터였다면 일일 드라마 ‘빛나라 은수’에서는 털털하고 터프한 역할이었다. 이렇게 역할의 성격이나 스타일에 변화가 생길 때 너무 재미있고 신나더라”

Q. 욕심나는 작품 또는 캐릭터가 있다면?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황정음 언니가 맡았던 캐릭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렇게 망가지는 왈가닥 이미지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 생각만 해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웃음)”

Q. 평소 존경하는 배우가 있는가

“롤모델에 대한 질문엔 예전부터 늘 강수연 선생님을 언급해왔다.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다. 예전 작품들도 다 챙겨 보게 된다. 그리고 최근에는 JTBC ‘SKY 캐슬’을 열심히 보고 있는데, 매회 감탄하면서 보고 있다. 거기에 출연하는 배우분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연기를 잘하시고 너무 멋있는 것 같다. 연차가 쌓일수록 점점 선배 연기자분들을 존경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Q. 슬럼프가 있었다면

“슬럼프까진 아니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때는 예능을 한창 왕성하게 하던 당시가 아닐까 싶다. 사실 다른 연습생들처럼 탄탄한 준비를 한 뒤 시작한 게 아니었다. 어렸을 적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단연 배우를 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워왔다. 그래서 사실 걸그룹이나 예능 쪽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데뷔는 프로젝트 걸그룹으로 하게 됐고 예능에서도 얼떨결에 큰 사랑을 받게 됐다.

문제는 준비가 전혀 안된 채로 예능에 나가다 보니 방송이 무엇인지 하나도 몰랐다는 것이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그냥 방청객처럼 즐겼던 것 같다. 그런데 점점 방송을 할수록 소위 악마의 편집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걸 직접 겪어보면 사람이 정말 위축된다. 방송인이라면 당연히 감당해내야 할 부분인데도 당시엔 그런 걸 이겨낼 내공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을 텐데 그땐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더욱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다.

특히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솔로 앨범을 내게 됐을 땐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다. 너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너무 큰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배부른 소리지만 갑자기 받게 된 관심에 당시엔 많은 압박감을 느꼈던 것 같다. 특히 예능을 할 때 자꾸 계산하게 되고 가식적으로 대하게 되는 나 자신이 싫어지더라. 그래도 후회는 없다. 아니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감사한 점들이 훨씬 많았다. 덕분에 배슬기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었고 기억 속에 남을 수 있었으니까”

Q. 복고 댄스를 추게 된 계기

“복고댄스를 처음 추게 됐던 게 SBS ‘실제상황 토요일-리얼로망스 연애편지’였다. 사실 복고 댄스가 탄생하게 된 데도 숨겨진 스토리가 있는데, 그 춤을 방송하기 하루 전에 급하게 배우게 된 것이었다(웃음). 원래는 힙합댄스를 추려고 했는데, 쟁쟁한 분들에 많은데 내가 이런 어려운 춤을 춘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더라. 그래서 고민하다가 하루 전에 복고 댄스를 추기로 결정하게 된 거였다. 평소 웃긴 짤들을 모아놓는 취미가 있었는데, 그중 졸라맨이 춤을 추는 영상이 갑자기 눈에 띄어 따라 하게 됐다”

Q. 걸그룹 더 빨강 출신이 아닌가. 멤버들과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나

“언니들이 모두 가정을 꾸리고 있어서 자주 볼 수는 없지만 종종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함께 활동할 때 언니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을 이끌어줬다. 대선배나 마찬가지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편하게 대해줬고 부족한 게 많았을 텐데 많이 챙겨줘서 고마운 점들이 많았던 것 같다”

Q. 외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위/콤플렉스 부위

“자신 있는 부위는 잘 모르겠다. 글쎄. 딱히 자신 있는 부위는 없는 것 같다. 팔이 너무 길어서 어려서부터 콤플렉스였다. 학창시절에 몸에 맞는 교복 사이즈를 입으면 팔이 항상 짧았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은 교복을 줄일 때 나는 오히려 팔 길이를 늘리곤 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항상 놀림거리가 되곤 했다. 별명도 팔이 길어서 ‘배숭이’였다(웃음)”


Q. 연애 경험

“경험은 당연히 있다(웃음). 물론 현재는 솔로다. 연애 스타일은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아닌 편이다. 썸이랑은 성격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연애 계획이라면 누가 나타나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웃음). 남자를 볼 땐 우선적으로 개그코드 잘 맞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 같다. 개그코드가 맞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대화도 잘 통하더라. 대화만 나눠도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사이라면 그것보다 좋은 인연이 어디 있겠는가. 솔직히 외모는 안 보는 편인데, 굳이 말한다면 깡마른 스타일보단 차라리 통통한 체격을 선호하는 것 같다”

Q. 혹 추후 음원 활동을 할 계획이 있는지

“아직 계획은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OST 앨범 작업을 해왔다. 곡 작업은 너무 재미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다. 춤으로 주목을 받긴 했지만 사실 어렸을 적부터 발라드를 좋아했다. 만약 하게 된다면 발라드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 출연해보고 싶다. 특히 평소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을 즐겨본다. 또 호동 오빠도 있어서 뭔가 의지도 되고 안정감을 가지고 출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재미있을 것 같다”

Q. 도전해보고 싶은 다른 분야가 있다면?

“올해 프로 볼러 선발전에 도전할 것이다. 프로 자격증을 꼭 따고 싶다. 연예인 볼링단도 하고 있고 따로 다른 동호회에 나가기도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연예인 볼링단 ‘팀원’에선 총무를 맡고 있고 채연 언니, 손호영 오빠, 민우혁 오빠, 신동 오빠, 이홍기 오빠 박경신 프로님 등이 있다”

Q. 댓글은 읽어보는 편인가

“나와 관련된 글인데 당연히 다 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글들이다. 이번에 ‘사생결단 로맨스’를 할 때는 본 방송을 보면서 시청자분들이 올려주시는 실시간 톡을 보는 재미로 살았다(웃음). 특히 내가 나오는 신에서 칭찬을 해주시면 너무 기쁘더라. 항상 감사하고. 반대로 가장 상처가 됐던 댓글은 내가 아닌 가족을 비방하는 악플은 참기가 힘들더라. 워낙 담아두지 않고 빨리 잊어버리려고 하는 성격이라 내 욕을 하는 건 크게 상처가 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나 아닌 내 가족을 건드리는 댓글들은 쉽게 잊히기가 힘든 것 같다. 이럴 땐 기도를 한다”

Q. 목표

“하루하루 보람차게 살자는 것. 지나간 것에 얽매이기보단 현재를 중요시하는 편이다. 그리고 먼 미래의 계획을 섣불리 잡지 않는다. 하루를 보람차게 보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알차게 쌓아가다 보면 내 목표치보다 더 낳은 미래가 되어 있을 것만 같다. 배우로서는 감독님 혹은 작품과 관련된 관계자들이 배슬기를 떠올렸을 때 강한 색깔을 떠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것보다도 두루두루 다 잘 소화할 줄 아는 연기자로 기억되고 싶다”

에디터: 황연도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안예진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오버듀플레어
아이웨어: 프론트(Front)
슈즈: 바이비엘, 모노톡시
백: 토툼(TOTUM)
주얼리: 위드란(WITHLAN)
모자: 언더컨트롤
헤어: 정샘물 웨스트 이로원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홍서윤 실장
장소: 스튜디오 유난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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