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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케이시 “높은 음원 순위 실감 안나, 얼떨떨하고 감사한 마음”

2019-04-16 15:11:33

[이혜정 기자] 팬들의 사랑을 힘으로 음원 차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곡들이 있는가 하면 말 그대로 대중들의 선택으로, 노래의 힘으로 큰 인기를 받는 곡들이 있다. 근래 음원 차트에서는 후자의 사례로 케이시가 꼽힌다.

래퍼로 처음 그 이름과 얼굴을 알린 케이시는 그 후로 심금을 울리는 가사와 잔잔하게 마음을 두드리는 음색으로 우리와 함께했다. 그런 그녀가 드디어 빛을 발한 ‘그때가 좋았어’와 ‘진심이 담긴 노래’는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사랑받으며 높은 순위를 자랑하는 히트곡.

자신의 경험을 담아 직접 가사를 쓰고, 몇 번째 무대건 마치 첫 무대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노래하는 케이시.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노래를, 무대를 향한 케이시의 진심이 닿은 어느 봄날에 그녀를 만났다.

Q. 근황

“아무래도 신곡이 발매된 후에 스케줄이 많이 늘었다. 대학 행사, 방송, 공연 등의 일을 하면서 감사하게, 바쁘게 지내고 있다”

Q. 최근 발매 곡마다 음원 순위 상위권에 올라있다. 소감

“뭔가 신기하다. 이전에는 음원을 발매했을 때도 음원 차트에 잠깐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순위권에 내 노래 2개가 나란히 있으니까… 아직도 뭔가 꿈같다. 얼떨떨하고. 그만큼 내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구나 싶어서 감사하기도 하고 실감이 안 나기도 한다(웃음)”

Q. 싱어송라이터로서 어디서 영감을 주로 얻나

“내가 한 경험에서 토대로 가사를 쓰는 것 같다. 내가 음악을 하는 것도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자유롭게 녹여내고 싶어서니까. 음악 안에서는 자유롭게 나를 녹여내자는 마음이기 때문에 경험을 베이스로 영감을 많이 얻고 음악이나 영화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대체로 사소한 일 하나에도 살을 많이 붙여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편이다. 상상을 더 하고 생각을 얹어서 작업한다. 경험에서 20%를 얻는다면 80%의 상상을 얹어서 곡을 만든다”

Q. ‘그때가 좋았어’는 슬픈 이별 노래지 않나. 그럼 이 역시 본인의 경험담인가

“맞다. 실제로도 이별한 후에 쓴 곡이다. 느낀 대로 썼던 곡이고. 사실 내가 나이가 은근히 어리다(웃음). 아직 25살이라 이전에는 사랑다운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때가 좋았어’를 작업하기 직전에 한 사랑 그리고 이별이 좀 나에게는 처음 느껴 본 제대로 된 사랑이었다. 그때의 경험을 정말 솔직하게, 꾸밈없이 썼는데 그래서 공감을 더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Q. 본인의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사실 ‘그때가 좋았어’로 큰 사랑을 받아서 물론 애착이 가지만 케이시를 있게 해 준 노래인 데뷔곡이 아무래도 가장 애착이 간다. 그 노래가 제목이 약간 자극적이어서(웃음) 이야기가 좀 됐던 것 같은데, 제목이 ‘침대 위에서’이긴 하지만 무작정 야한 곡이 아니라 함께 있던 공간이 없어져서, 거기에서 오는 허전함을 표현한 곡인데 그걸 야한 측면으로 받아들인 분들도 계시더라. 그런 해석에 대해서 속상하기보다는 ‘아 이런 해석도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돼서…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어서 더 애착이 가는 곡이다”

Q. 싱어송라이터는 대개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작업하고 노래를 하니까 함께 추억을 공유한 상대방에게서 연락이 올 것만 같다. 그런 경험이 혹시 있었는지

“맞다(웃음). 사실 내가 만든 노래가 누군가와의 추억을 녹여낸 노래라 당사자가 있긴 하지만 완전히 그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 한 사람과의 사소하고 작은 에피소드를 곡으로 만들기 위해 좀 부풀리고 각색을 하기도 한 건데 ‘그때가 좋았어’가 발매되고 나서 예전 남자친구들에게서 모두 연락이 왔다(웃음). 정말 모두에게서(웃음). 굉장히 놀랐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나간 일이나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편이라(웃음). 쿨하게 넘길 수 있었는데 웃긴 에피소드였다”

Q. 롤모델 윤미래와 함께한 작업도 화제다

“꿈만 같았다. ‘잊어가지마’라는 내 곡을 윤미래 선배님이 리메이크를 해 주신 것이 함께한 작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선배 가수가 후배의 곡을 리메이크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처음에 소식을 듣고 굉장히 놀랐다. 감사했고”

“윤미래 선배님이 내 노래로 작업을 하신다는 걸 듣고 연락처도 모르지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연락을 드렸었다. 사실 내가 윤미래 선배님의 노래 코러스나 가이드 녹음을 많이 했었다. 가이드 녹음을 하면서도 윤미래 선배님은 내가 누군지 모르시겠지만, 나는 존경하는 선배님께 내 목소리를 들려드릴 기회니까 굉장히 떨리고 신경을 많이 써서 녹음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일화를 적어서 메시지를 드렸는데 그런 내 모습을 좀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그래서 듀엣 작업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응해 주셔서 정말 좋았다. 떨리고. 내가 가수를 꿈꾸게 한 분이기도 해서 정말 소녀팬처럼 꽃다발과 편지를 전달 드렸었다(웃음)”

Q. 존경하는 선배 윤미래와의 작업이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것 같은데, 혹시 선배로서 해 준 조언은 없을까

“처음 뵙자마자 너무 따뜻하게 안아주셨다. 내가 굉장히 팬이라고 정말 떨린다고 말씀드리니 내가 가이드했던 걸 들으셨던 이야기를 전해주시더라. 가이드 곡을 들으면서 굉장히 부담스러웠다고 하시더라(웃음). 나는 존경하는 선배님께 들려드리는 음악이니 최선을 다해서 불렀는데 윤미래 선배님은 듣자마자 이게 무슨 가이드 곡이냐, 이대로 발매를 하라고 말씀하셨다더라(웃음). 참 따뜻하고 좋았던 기억이다”

Q.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신경전 아닌 신경전을 벌인 자이언트 핑크와의 꾸준한 작업도 눈에 띈다

“사실 프로그램 포맷 상 보이는 것이 트러블, 경쟁이었을 뿐이지 촬영을 하면서는 모두 친하게 지냈었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마치고 자이언트 핑크 언니에게 연락이 왔었다. 너와 잘 맞는 곡이 있어서 같이 노래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언니의 곡에 피처링을 한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꾸준히 무대도 하고 작업을 하면서 더 친해지게 된 것 같다”

“내가 주변에 특히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친구라든가 음악을 하는 분들이 별로 없다. 낯가림도 심하고 사교성이 있지 않은 편이라 먼저 연락하는 걸 잘 못 한다. 그래서 먼저 챙겨주시는 분들께 감사한대 그런 면에서 자이언트 핑크 언니와의 인연이 소중한 것 같다. 함께 일할 수 있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도 했고 사적으로도 자주 보고”


Q. 친하게 지내는 동료가 있다면

“자이언트 핑크 언니와는 일로도 자주 보는 사이고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만난 (하)주연 언니와는 그 후로 정말 자주 보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 못 해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만난다. 또 최근에 내가 이사를 했는데 마침 (하)주연 언니와 같은 동네다. 그래서 더 자주 보게 된다. 내가 약간 또래보다 생각이 많은 편인데 그래서 오히려 언니들이 그런 내 성향에 대해서 말도 많이 해주고… 그중에서도 특히 (하)주연 언니가 많이 챙겨주시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셔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윤도현 선배님도 예전에 신곡 ‘Drifting Free’가 나왔을 때 듀엣을 할 기회를 주는 이벤트를 기획하신 적이 있는데 거기에 내가 지원을 하게 되면서 몇 번 만나 뵙게 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내가 운동하는 걸 좋아하고 혼자 여행도 한다고 하니까 나의 그런 도전을 좀 크게 봐주신 것 같다. 그러면서 윤도현 선배님과 음악 얘기도 많이 하고 작업실에 놀러 가서 조언도 얻고. 칭찬도 많이 해 주시고 응원도 해 주셔서 잘 따르고 있다”

Q. ‘언프리티 랩스타3’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는데 래퍼를 꿈꿨던 계기가 있을까

“지금은 노래하고 있지만 내가 처음 방송을 한 것이 ‘언프리티 랩스타3’니까 랩퍼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사실 많은 분이 물어보시고 궁금해하시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떤 분들은 ‘쟤 랩 하다가 안 되니까 노래 하나 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아직도 래퍼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데 사실 나는 데뷔를 할 때부터 노래와 랩을 같이 했었다. 음악을 하는 게 내가 무언갈 표현하고 싶어선데 랩으로만, 또 노래로만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 그런 면에서 나는 노래든 랩이든 내가 음악을 할 때 쓸 수 있는 수단, 무기라고 생각한다”

“’언프리티 랩스타3’때는 사실 배우고 싶었다. 주변에 랩을 하는 분들도 없었고 몸으로 부딪쳐서 배우자는 생각으로 나갔던 거였다. 하지만 그 무대는 실력 면에서 완성된 사람들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어서 내가 배우러 가기에는 너무 큰 산이었지. 그래도 현장감 등 많은 걸 배웠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케이시 하면 래퍼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노래와 랩을 모두 하는 사람으로서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가 아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

“지금은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걸 풀어냄에 있어서 노래가 적합해서 노래를 하는 거여서 그다음 앨범에서 랩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랩을 할 수도 있고. 노래와 랩에 경계를 두지 않는 편이라 그렇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Q. 음색에 대한 칭찬이나 이야기들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실 내가 어릴 적부터 윤미래 선배님을 좋아하게 된 것도 내 목소리가 낮은 편이지 않나. 어렸을 때는 낮은 목소리가 싫었고 낮은 목소리 중에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가장 멋진 소리를 내는 윤미래 선배님을 자연스럽게 좋아했던 것 같다. 처음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었을 때는 내 목소리가 너무 싫더라. 남잔지 여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많은 분이 좋다고 해 주시니 당연히 감사할 뿐이다. 목소리가 듣기 싫으면 음악 자체도 듣기 싫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일단은 목소리를 좋다고 해 주시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웃음). 예쁘다는 말보다 목소리가 좋다는 말이 더 크게 와닿더라”

Q. 이제는 믿고 듣는 가수라는 말도 듣지만 버스킹도 활발하게 하더라.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년에 전국 버스킹을 했는데 시작 계기가 노래는 꾸준하게 냈는데 행사나 공연이 많지 않았다. ‘사람들이 불러주지 않으면 내가 가서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었고 여기도 갈까, 저기도 갈까 하다가 전국 투어가 됐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그 공간에는 내 팬분들이 계실 수도 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가는 행인분들도 많다. 전국을 다니느라 힘들기도 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길에서 공연하면서 욕도 많이 먹고(웃음). 한 번은 속초에선가 호수 앞에서 버스킹을 하는데 비가 와서 정말 작은 천막 안에 모두 들어가서 비를 피하면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앰프 하나 켜고 비가 똑똑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소규모로 버스킹을 했는데 그 경험과 분위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힘들었던 와중에 하나의 따뜻했던 기억으로 다시 힘을 얻고 노래를 시작할 때 느꼈던 소소한 초심을 다시 되살릴 수 있었다”

Q.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아티스트

“사실 꿈이 조금 커졌다. 윤미래 선배님과 듀엣을 해 봤으니 이번에는 음원을 내 보고 싶다(웃음). ‘같이 음악을 만들어서 음원으로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더라. 너무 하고 싶다. 내 꿈이다. 지금도 성공한 덕후이긴 한데 한 음원에 목소리가 섞여보진 않았으니까 이것저것 재미있게 작업을 해 보고 싶다”

Q. 여자 솔로 가수 중에 케이시만의 강점을 꼽아본다면

“개인적으로는 내 가창력이 엄청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작사와 작곡 능력도 출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 감정을 표현하는 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것 같다. 제일 기본적이긴 하지만 감정을 누구보다 더 많이 넣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게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나 원동력이 있다면

“노래를 만들 때도 그렇지만 꾸밈없이 한다. 노래를 부를 때, 그 순간에 빠져들어서 노래를 만들 때의 생각과 감정으로 늘 노래 한다. 같은 노래를 몇백 번, 몇천 번을 불러도 그 무대를 한 번이지 않나. 내가 한번 내뱉으면 그 무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이 무대가 첫 무대라고 생각하고, ‘이 무대에서 내가 제일 잘해야지’라는 생각으로 감정을 끌어 올려서 노래하는 편이다. 한 노래를 많이 부르다 보면 기계처럼 부르게 되는 그런 게 싫더라. 감정을 처음처럼 끌어 올리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Q.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

“아직 노래로도 풀어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내가 무기를 2개 가지고 있는 것만큼 장르적인 부분도 그렇고 내가 접할 수 있는 게 많다. 아직은 슬픈 노래를 많이 만들고, 부르고 있지만 밝고 상큼한 노래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여러 콜라보 작업을 통해서 선배님들이나 다른 동료 아티스트들과도 함께 작업을 해 보고 싶다. 케이시가 보여줄 수 없었던 여러 무대와 장르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Q. MBC ‘복면가왕’에 출연하고 싶다던 이야기는 아직 유효한가(웃음)

“아직도 출연하고 싶긴 하다(웃음). 그런데 또 주저되는 부분이 ‘복면가왕’은 뭔가 완성된 분들만 나가야 할 것 같고 복면을 벗었을 때 ‘우와 누구네!’ 하는 반응이 나와야 하는데 내 인지도가 아직 부족하기도 해서(웃음). 그래도 음악 예능을 많이 하고 싶다. 얼마 전에 출연의 꿈을 이루긴 했지만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너무 좋아서 또 출연하고 싶고 KBS ‘불후의 명곡’ 등. 요즘에는 콜라보 하는 프로그램도 많아서 그런 것도 해 보고 싶다”


Q.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가수들의 꿈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던가

“너무 떨렸다. 데뷔하고 나서 가장 출연하고 싶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었다. 거길 나가야 진짜 뮤지션이 되는 기분이랄까(웃음). 굉장히 떨려서 청심환을 먹고 올라갔다. 리허설할 때까진 괜찮았는데 본무대에 올라서기 직전에는 너무 떨리더라. 관객분들이 내가 누군지 모르실 수도 있으니까 처음 보더라도 나를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또 유희열 선배님이 대선배시지 않나. 얼마나 많은 가수를 보셨겠나. 그런 선배님 시선에 ‘어라? 얘 뭐지’ 정도라도 좀 다른 느낌을 드리고 싶었다. 너무 긴장해서 다음에 또 출연할 기회가 있다면 좀 덜 떨면서 좋은 무대 보여드리고 싶다”

Q. 보통 노래를 하는 프로그램은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지 않나. 케이시가 들려드리고 싶은 다른 가수의 음악은 뭘까

“개인적으로는 예전 노래들을 좋아한다. 이소라 선배님 노래도 좋아하고 내 노래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노래를 부르는 게 재미있다. 댄스곡이 될 수 있고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될 수도 있고 그걸 내 색깔로 재해석하는 거라 재밌을 것 같다. 여러 노래를 보여드리고 싶다”

Q. 드라마 ‘도깨비’, ‘태양의 후예’ OST 등 무수한 곡들의 가이드 곡 녹음 작업을 많이 했었다고

“가이드를 많이 한 게 우리 회사가 작곡가 회사라 가이드 해야 할 곡들이 많다. 그러면서 정말 많은 곡의 가이드 작업을 했다. 100여 곡이 넘는 노래의 가이드 작업을 했는데 매번 작업할 때마다 한 가지 생각만 했던 것 같다. 1%의 희망을 품고 가이드를 하는 거다. 내가 이 곡을 완벽하게 소화하면 혹시라도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왜냐면 이미 가이드를 할 때는 이 곡의 가수가 정해져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니까(웃음). 내가 지금 이 곡의 가이드를 잘하면 나중에라도 ‘그때 그 곡 가이드 했던 애 누구지’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나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는 거니까. 그런 생각으로 늘 내 노래라고 생각하고 가이드지만 정성을 쏟아서 작업하는 편이다”

Q. 음악 외의 분야에서는 패션위크에서의 모습도 색다르더라. 패션 감각이 남다른 것 같은데 어떤 포인트에 주목하나

“기본 아이템을 좀 좋아하는 편이다. 심플하고 베이직한. 무채색 좋아하고. 그런데 패션위크 갈 때는 색다르게 꾸미는 게 재미있더라(웃음). 평소 내 스타일과는 굉장히 다르니까. 패션위크 갈 때는 평소에 해 보고 싶었지만 못 해 봤던 것을 여러 가지 시도해 본다. 옷 입는 걸 평소에 좋아해서 즐기긴 한다. 옷을 좀 잘 갖춰 입어야 하루가 더 깔끔하게 흘러가는 것 같더라. 평소에는 화장을 잘 안 해서 옷이라도 깔끔하게 입자라는 생각이다(웃음)”

Q. 굉장히 슬림해서 어떤 옷이든 잘 소화하는 것 같은데. 몸매 관리 비법

“먹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먹는 대로 찌는 편이고 키가 커서 살이 조금만 붙어도 덩치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안 해 본 운동이 없고 안 해 본 다이어트가 없다. 그러다가 찾은 건 내가 즐기면서 해야 한다는 것. 지금 하는 건 킥복싱인데 내 몸을 하나쯤은 지키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했는데 굉장히 재미있다. 6개월 정도 했는데 스트레스도 풀리고 땀도 잘 나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는 운동이다. 추천이다(웃음)”

Q. 본인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

“윤미래 선배님. 오래 음악을 하시는 분들을 다 존경한다. 꾸준하게 무언 갈 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지 않나. 그중에서도 윤미래 선배님을 존경하는 건 자유로운 그분의 감성도 좋고 노래와 랩, 둘 다 잘하시는 분이지 않나. 그냥 레전드다(웃음)”

Q.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

“뭘 해야 행복한지 몰랐었는데 최근에 행복한 건 주변 사람들이 나로 인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때 가장 행복하더라. 나는 내 꿈을 위해서 노래를 하지만 나를 위해 같이 힘써 주시는 내 주변 분들은 현실적인 일이지 않나. 내가 잘되고 회사가 잘 돼야 그분들에게 좋은 거니까. 내 노래가 잘 되니까 주변 분들도 행복해지고 회사 분위기도 좋아지고. 그렇게 나보다 더 좋아하는 주변인들의 모습을 보니까 더 행복해지더라. 그때 가장 행복한 것 같다”

Q. 한창 연애를 할 나이인데. 이상형이 있다면

“늘 회사에서 연애하라고 하시는데 사실 이상형을 잘 모르겠다. 회사에선 연애를 적극적으로 권장하시는 편이다. 나쁜 짓만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웃음). 연애해야 경험이 많아지고 경험을 통해 영감을 얻으니까. 지금은 집-작업실 코스라 만날 기회가 없더라. 연애를 안 한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이상형은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한테 호감이 가는 것 같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툴툴거리거나 부정적으로 하기 보다는 예쁘고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

Q. 어떤 가수로 남고 싶나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이름이 뭔지 몰라도 내 노래는 늘 맴돌았으면 좋겠다. ‘이 노래 어디서 들어봤는데’, ‘노래 좋은데 이 노래 케이시 거야?’라는 식으로 케이시는 모르더라도 내 노래는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사람들 주변에서 내 노래가 항상 흘러나온다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 작은 파도로도 사람을 적실 수 있는 파도 같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 큰 파도가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이번에 큰 파도가 쳐서, 큰 사랑을 받아서 좋은 한편 걱정이 되기도 한다. 소소하게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 오래 갈 수 있는 가수”

Q. 10년 후 케이시는

“정말 큰 꿈인데 지금 같았으면 좋겠다. 순수하게 뭘 바라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가수. 순수하고 싶다. 변하지 않고 싶다. 대중들의 귀에 맞추려고, 사회에 맞추려고 그런 음악을 하기보다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하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Q. 올해 목표

“공연할 기회가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좀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또 팬분들을 위한 자리를 많이 만들고 싶다. 요즘 팬분들이 조금 아쉬워하시는 것 같은데 내가 변하지 않았단 걸 보여드리고 싶다(웃음). 팬들과 알콩달콩, 소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케이시가 되고 싶다”

에디터: 이혜정
포토: 권해근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구카, 어나더에이
모자: 언더컨트롤
가방: 토툼(TOTUM)
슈즈: 바이비엘
안경: 프론트(Front)
선글라스: 스텔라 마리나(STELLA MARINA)
주얼리: 위드란(WITHLAN)
헤어: 살롱드뮤사이 진서 실장
메이크업: 살롱드뮤사이 수지 부원장
장소: 펜션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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