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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지은 “2년 공백기 동안 행복했어, 욕심 내려놓으니 몸과 마음 건강해져”

2019-10-18 14:25:47

[우지안 기자]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이 있다. 촬영 내내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에게 편안한 친절함을 보이며 흔히 스타에게 생길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선을 허물게 만든 송지은. 인형 같은 이목구비는 아이돌 가수임에 틀림없었지만 그게 그녀의 전부는 아니었다.

긴 시간 동안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한 그는 무대 위 화려한 가수로서의 활동을 잠시 접어두고 2년간의 공백기에 마침표를 찍고 연기자 송지은으로 돌아왔다. 훨씬 편안해지고 차분해진 모습으로 말이다. 주변인으로 머물렀던 현장에서도 배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즐기는 법을 익혔다. 그렇게 서서히, 한 단계씩 연기자로 거듭나는 중이다.

휴식을 통해 배운 것도 많아졌다. 계획된 삶에 치여 살기 보다는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기대하기로 했단다. 소녀 감성이 묻어나는 음색의 노래하는 송지은으로, 캔디같이 발랄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송지은으로, 그녀는 우리 곁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고 했다.

Q. 2년 만에 bnt와 작업했는데 촬영 소감이 어때요?

“2년의 세월이 오늘 작업했던 사진에 어떻게 묻어나올지 궁금해졌어요. 기대와 설렘도 됐지만 두렵기도 해서 사실 어젯밤에 잠을 좀 설쳤어요. 분위기를 잘 타는 편이라 걱정했는데 오늘 현장은 분위기가 좋아서 유하게 잘 흘러갔다고 생각해요. 또 평소에 저만 느끼는 콤플렉스가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딱 달라붙는 헤어스타일은 데뷔 초였다면 피했을 거예요(웃음). 그런데 의외로 촬영을 해보니 어색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콘셉트를 시도해보며 저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Q. 2년의 공백기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2년 정도 공백기를 가졌고 새로운 회사를 만나서 다양한 것들을 해볼 수 있었어요. 최근에는 tvN 드라마 ‘날 녹여주오’에서 영선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는데 3회 출연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현장에 컴백해서 연기하는 데 시동을 걸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 됐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비디오 스타’에 출연해서 예능을 다시 경험하기도 했고요”

Q. 드라마 ‘날 녹여주오’에 영선이는 어떤 캐릭터에요?

“철부지 막내딸 같은, 무용학과 학생으로 약간의 백치미를 소유한 친구예요.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한 고집을 부리기도 하고요. 텐션이 오른 상태를 유지해야 해서 제 원래의 목소리 톤은 중저음인데도 자연스럽게 톤을 올리게 되더라고요”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텐션이 업 돼 있는 역할을 소화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주연이 아닐 때는 출연진들과 친해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작품에 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왔다가 촬영하고 조용히 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번에는 원진아, 오하늬라는 친구들을 만나서 현장에서 편하고 재밌게 촬영했어요. 예전이었다면 주변인 느낌이 강했겠지만 이번 촬영에서는 주인공 못지않게 좋았어요. 캐릭터로 보면 영선이랑 송지은은 아주 다른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가장 먼저 저에게 영선이와 어떤 비슷한 점이 있는지 찾았고 그다음으로는 톤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어요. 막상 현장에서는 연기하느라 몰랐는데 모니터를 해보니 너무 후회되더라고요.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도 남고요. 제 연기에 점수를 주자면 40점 정도? 그것도 너무 후해요”

Q. ‘애타는 로맨스’ 때는 성훈 씨와 함께 완벽한 로코 연기로 열애설이 나기도 했어요. 그만큼 반응이 뜨거웠죠.

“드라마 현장을 많이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2~3개월을 가족들보다 더 자주 보게 되니 배우진들과 확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또 촬영이 끝나고 현장에서 멀어지고 각자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 흩어지면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더라고요. 일일드라마를 하면서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6개월간 동고동락하면서 지냈지만 아무래도 각자의 현장이 생기면서 한 달 정도 흐르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과정을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애타는 로맨스’도 마찬가지였어요. 성훈 오빠는 물론이고 함께 출연한 사람들과도 행사가 있거나 할 때만 모이고 가끔 모임을 가질 정도죠”

Q. 아이돌 가수, 연기부터 뷰티 프로그램 MC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봤잖아요. 각각의 매력도 다를 것 같은데요.

“뷰티 프로그램 MC는 여자라면 관심 가질 법한 분야에 대해 다뤄서 그런지 일하는 게 아닌 친구, 언니들과 함께 수다 떨러가는 느낌이었어요. 아무래도 실제로 관심 있던 분야라 열과 성을 다해 배우기도 하고 마음껏 꾸며볼 수 있어서 재미도 있었고요. 가수 활동은 어릴 적 합창단을 하면서 제 목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제가 무언가를 얻기보다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기운과 힐링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선물을 주는 느낌이라 좋아하게 됐고 시작했던 분야거든요. 위로와 행복 등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는 노래가 정말 매력 있어요. 연기하면서는 다양한 역할을 만나면서 새로운 제 모습을 많이 발견해서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중학교 졸업 무렵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기도 했고 고등학교 때는 학교생활을 거의 못 해서 학창 시절을 제대로 못 보냈거든요. 어릴 때부터 저만의 사회가 생기다 보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심하고 참아야 하는 게 습관이 돼서 먼 훗날에 보니 정제된 송지은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하면서는 내면에 꾹 누르며 참아왔던 것들을 캐릭터를 만나면서 치유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역할을 하기 전에 긴장되는 것도 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요. 연기도 노래도 오래오래 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Q. 더 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아이돌 활동 때도 그랬지만 라디오는 정말 좋아요.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제 정서와도 가장 잘 맞더라고요. 예전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아이돌이 출연하면 개인기나 성대모사 같은 게 필수적이었잖아요. 그런 끼가 제 안에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다른 것들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걸 찾았을 때 라디오가 딱 맞더라고요. 그래서 라디오는 기회가 되면 언제든 하고 싶어요”

Q. 아직 노래하는 모습보다 연기하는 지은 씨의 모습이 낯설기는 해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어떤 게 있을까요?

“지금껏 캔디 같은 역할을 많이 해와서 그와 반대되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중성적이거나 터프한 역할이요. 액션도 좋고요.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과 반대되는 역할이라면 다 좋아요.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사내아이 같다고 많이 들었거든요. 평소에 옷도 펑퍼짐하고 편안하게 입고 다니고 무엇보다 여성스러운 역할이 들어왔을 때 대본을 잘 못 읽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 남규리 선배님이 했던 형사 역할도 멋있게 봐서 그런 역할도 좋고요. 강인한 역할로 변신해 또 다른 제 모습을 끌어내고 싶어요”

Q. 활동하면서 롤모델이 있다면요?

“정유미, 공효진 선배님을 보면 전형적인 연기 톤이 아니잖아요. 그분들만 할 수 있는 고유의 색깔의 특별한 대사 톤이라 저도 저만의 색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해요. 가수 활동을 할 때는 오히려 다른 가수와 저를 비교하면서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을 많이 하게 돼 롤모델을 없앴어요. 제가 제 목소리를 미워하게 되니 노래 부르는 게 즐겁지 않고 위축되더라고요. 오죽했으면 데뷔하자마자 슬럼프가 와서 녹음하면서도 제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한 소절에 한 번씩 울며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제가 부를 수 있는 최선의 목소리를 내자고 다짐했죠. 그래서 지금은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장르에 상관없이 저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Q. 노래 부르는 지은 씨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요?

“목소리가 아닐까요? 고음이 미친 듯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성량이 풍부한 가수가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은 비성이나 얇은 목소리가 주는 소녀 같은 감성의 음색과 느낌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Q. 아무래도 지은 씨의 목소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요. 앨범 계획은 있나요?

“그럼요. 상업적인 음악 작업보다는 팬분들에게 선물하는 마음의 앨범을 내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위로와 힐링을 줄 수 있는 그런 노래요. 모아 놓은 곡들 중에 마음에 드는 곡이 몇 곡 있어서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아마도 발라드곡이 될 것 같고요”

Q.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면요?

“폴킴이요. 좋아하는 가수이고 듀엣도 해보고 싶어요”

Q. 유튜브 채널 오픈 준비 중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콘텐츠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요?

“사실 유튜브가 대세고 유행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하지 않을 생각이었어요(웃음). 주변에서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도 제 능력치는 아니겠거니 했었어요. SNS에 제 사진을 올리는 것이 최선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팬분들과 소통을 너무 못했더라고요. 예전에는 활동이라도 많았는데 요즘엔 공백기도 있어서 팬서비스 차원에서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촬영 비하인드나 일상적인 부분을 담을 예정이에요. 연기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 자신을 알아야 표현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니까요. 그래서 일상에서 카메라를 켜 놓고 제 모습을 체크했는데 그럴 바엔 유튜브도 한번 해보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아직은 이것저것 촬영해보면서 어떻게 영상을 만들어야 할지 연습하는 단계고 10월 안으로는 오픈 예정이에요”

Q. 요즘 최대 관심사는 뭐가 있나요?

“건강이요. 활동하면서 너무 제 몸을 혹사했더라고요. 다이어트하면서 불규칙한 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될 정도로 서서히 몸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이 안 좋아지니 삶의 질이 떨어지더라고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너무 절식하며 운동하는 것보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게 우선이라고 느꼈어요. 어떠한 시술보다 자연적인 방법을 찾아서 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생활 습관들을 고쳐 나가고 있어요”

Q. 지은 씨만의 건강한 다이어트 비결도 있겠네요?

“극단적인 다이어트가 싫어서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요. 외식을 참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건조하고 트러블 많았던 피부가 좋아지고 속도 편해지고 안색도 맑아지더라고요”

Q. 시크릿 멤버들과는 어떻게 지내요?

“시크릿 멤버들과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어요. 단톡방도 그대로 있고요”

Q. 이상형은 여전히 이광수 씨인가요?

“워낙 서글서글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광수 선배님 보면 벽 없이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사람 냄새가 나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이 좋아요”



Q. 지난번 인터뷰 때는 35살까지 활동 계획을 세워놓고 그대로 살고 싶다고 했어요. 그 마음은 여전한가요?

“바뀌었어요(웃음). 그때까지만 해도 계획된 삶 안에서 어느 정도 욕심을 가지고 이뤄나가야 잘살고 있는 거라 생각했어요.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지면서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계획이 틀어지면 자책하게 되고 저를 미워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불행하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오늘이 행복해야 일주일, 일 년 뒤가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에 모든 걸 내려놓고 오늘을 살고 내일을 계획하며 사는 게 방법이라고 느꼈어요. 그러다보면 좋은 작품, 기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예전에는 10개 중 9개를 가지고 있어도 불안했거든요. 나머지 하나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아등바등하며 살았던 때가 있어요. 하지만 9개가 있다고 해서 행복한 게 아니었고요.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공백기 동안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의 평안함이 찾아왔고 활력도 생겨서 최고 행복했던 때를 보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욕심을 내려놓게 된 거죠. 삶을 즐기는 방향으로 살자고 마음먹으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어요”

Q. 친하게 지내는 동료 연예인은 누가 있어요?

“그러고 보니 동생들이랑 친하네요. 한 살 어린 정유민과 두 살 어린 주아름이요. 모두 배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유 없이 정이 가고 챙겨주고 싶은 친구들이에요. 묘하게 인간적으로 끌리는 점도 있고요. 이 두 친구는 자주 만나면서 고민 상담도 하고 친하게 지내요”

Q. 요즘 가장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레인보우 멤버들과 친한데 얼마 전에 재경 언니가 승마하는 걸 보니 저도 한번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Q. 레인보우 멤버들과 친하군요?

“거의 데뷔 동기라 그런지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가끔 같이 전시회도 보러 가기도 하고요. 정말 좋아하는 그룹이에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가수로 시작했지만, 가수로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요. 누구나 새로운 것들을 꿈꾸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제게도 선물처럼 연기할 기회가 왔고 저도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어떤 활동이든지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기대하면서 사는 게 재밌더라고요. 지금 당장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에게 날카로운 시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지은 씨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답게 살고 싶어요.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말아야겠다고 결단을 하고 활동을 시작했거든요. 제가 SES 선배님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을 때 저도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또 어디에 갖다 놓아도 뭘 시켜도 야무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어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NANCYBOO, happening433, 르이엘, 자라
주얼리: 위드란(WITHLAN), 자라
아이웨어: 까스텔바작
슈즈: 르크로마키, 니욥
백: 토툼(TOTUM)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힐 한별 팀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힐 민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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