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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유진 “롤모델은 김혜수, 시청자들이 계속 찾는 배우 되고 싶어”

2020-05-29 15:06:23

[나연주 기자] 2019년 MBC ‘봄밤’에서 약국 아르바이트생 이예슬 역으로 데뷔한 배우 이유진. 얼마 전 KBS2 ‘어서와’에서 최다솜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또 한 번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종영 후, 데뷔 1주년을 맞은 그가 bnt와 만났다.

첫 화보 촬영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던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넘치는 끼를 자랑했다. 다양한 콘셉트로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완벽 소화함은 물론 시크한 콘셉트에서 의외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촬영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이렇듯 화보 촬영 내내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던 그는 렌즈 밖으로 나와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뽐냈다. 인터뷰 내내 솔직담백한 답변을 이어나가던 그에게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그렇게 오래 보고 싶은 배우 이유진과의 만남이었다.

Q. ‘봄밤’이 작년 이맘때 방영했다. 데뷔 1주년을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가

“‘데뷔 1주년’이라는 말 자체가 감격스러운 것도 있고 살짝 겁이 나기도 한다. 데뷔했다는 것 자체도 감사하지만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

Q. KBS2 ‘어서와’ 종영 소감

“첫 작품과는 또 다른 면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감사했다. 스태프, 배우분들 모두 사고 없이 무탈하게 촬영이 잘 진행돼 그 과정이 정말 아름다웠다”

Q. 첫 작품 ‘봄밤’과 다른 면이라면 어떤 걸까?

“‘봄밤’ 때는 내가 가장 막내고 다 선배님들이셨다. 첫 촬영이다 보니 궁금한 것들도 많고 긴장도 많이 했다. 그런데 선배님들이 능수능란하게 긴장 풀어주시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그때그때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 주셔서 배운 점이 많았다. ‘어서와’는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배우분들과 함께했다. 그런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을 어떻게 조금 더 끄집어낼 수 있을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Q.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날샘 디자인’ 사무실 직원들끼리 티키타카 하는 부분이 많아서 쉬는 시간에도 수다도 많이 떨고 편하게 장난치기도 해서 호흡도 좋았다. 사무실 직원분들과는 다 두루두루 친해졌다”

Q. 종영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

“연기에 대해서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더라. 어떻게 하면 다음에 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지,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 이외에는 취미 생활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 보는 것 좋아해 즐겨보고 있다. 또 춤추는 게 취미다. 몸을 움직이면 스트레스가 풀려서 춤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거다”

Q. 1년 동안 두 캐릭터를 연기했다. ‘봄밤’의 이예슬과 ‘어서와’의 최다솜 중 본인과 더 닮은 캐릭터는?

“‘어서와’의 다솜이다. 등장인물 소개에 ‘젤리 중독’이라고 되어 있다. 내가 실제로도 젤리를 좋아한다. 촬영 내내 먹어야 했는데도 물리지 않고 정말 맛있게 먹으며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감독님께서 미팅 때 내 밝은 성격과 자연스러운 리액션 그대로 다솜이를 연기하면 된다고 하셨다. 있는 그대로의 내 성격을 보여주려고 해서 다솜이가 더 나와 닮았다”

Q. 평소 성격

“정말 텉털하고 덤벙거린다. 친구들이 정말 의외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낯을 가리기는 하는데 한 번 마음을 확 주면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잘 웃기도 하고 장난기가 많다”

Q. 신인이라 오디션 때 긴장도 많이 했을 텐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아무래도 첫 오디션이다. ‘봄밤’ 오디션 때 처음이라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심지어 추운 날씨라 평소보다 몇 배 더 떨리더라. 안판석 감독님과 슬로우모션으로 아이 콘택트를 했는데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긴장을 많이 해서 어떻게서든 긴장 안 한 척 연기해야겠다 해서 눈도 초롱초롱 뜨고 오디션을 봤다. 나중에 감독님께서 신인인데도 기죽지 않고 패기 있어 보여서 좋았다고 하셨다. 아마 그 긴장감을 감추려던 연기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웃음)”


Q.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

“미국 BBC AMERICA ‘킬링 이브’에서 빌라넬이라는 사이코패스 킬러가 나온다. 정말 매력 있어서 사람을 홀렸다가 정말 냉철하게 죽이기도 한다. 액션도 다양하고 특이한 러브라인이 있기도 하다. 만약 한국에서 메이킹 된다면 꼭 내가 했으면 좋겠다”

Q.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유튜브를 통해 선미의 ‘사이렌 (Siren)’ 안무 커버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콜라보레이션하게 된 계기는?

“원밀리언의 리아킴과 최효진, 그리고 원밀리언 출신 미나명 선생님이 다 내가 처음 춤을 배웠을때 가르쳐주신 분들이다. 어느 날 리아킴 선생님이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데 도와줄 수 있겠냐고 하셔서 흔쾌히 달려갔다. 선생님 옆에서 추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메인으로 하는 거였다(웃음). 콘셉트가 여리여리한 인어공주 느낌을 내야 하는 거라 내가 떠올라서 연락했다고 하시더라. 정말 고마운 기회를 얻게 됐다”

Q. 춤을 어느 정도 배운 건가

“초등학생 때부터 추기 시작했는데 배우기 시작한 건 19살부터다. 어릴 때는 혼자 영상 보고 따라 추다가 기회가 생겨 배웠다. 지금은 오히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취미 생활 겸 부업이랄까(웃음). 실용음악학원 선생님과 인연이 닿았는데 기획사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내 경험을 통해 가르쳐주면 좋겠다 하셨다. 단체, 개인 레슨이 있어 수많은 제자가 있다. 레슨이 너무 많아서 몸이 힘들어 지금은 조금 줄인 상태다”

Q. 어린 나이부터 어떻게 춤을 따라 출 생각을 하게 됐나

“내가 연기, 춤, 노래 다 관심이 많아서 어릴 때부터 TV 보고 기억에 남는 것, 내게 딱 꽂히는 장면들을 기억했다가 따라 하는 걸 좋아했다. 춤도 보고 재미있겠다 싶으면 따라 했다. 무심코 따라 했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직업으로 흘러가게 된 거다”

Q. 가수로 데뷔할 생각은 없었나

“춤을 추면서 학창 시절에 축제 등 무대라면 한 번도 빠짐없이 나갔다. 그때 캐스팅 연락이 많이 왔다. 그래서 가수 준비할 기회가 먼저 왔고 걸그룹 준비를 잠깐 했었다. 워낙 연기, 춤, 노래 등 다방면으로 흥미가 있어서 걸그룹 준비를 하면서도 나는 연기를 배우고 있었다. 기회가 걸그룹으로 먼저 와서 시작했지만 회사가 어려워졌고 그때 연기에 집중하면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연기를 배우다가 정말 감정에 집중해서 한 신이 나왔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내가 이 캐릭터에 빠져서 이 역할을 해냈다 하는 데서 오는 감정들”

Q. SNS를 통해 블랙핑크 지수와 친분을 자랑하기도 했다. 연습생 당시 친해진 친구들이 또 있다면?

“제일 친한 친구는 지수다. 또 나처럼 신인 배우로 시작하고 있는 이하영 언니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항상 서로 응원해준다”

Q. 친구들과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수다를 많이 떨고 한때는 노래방에 3시간씩 놀기도 했다. 연습생 했던 친구들도 있고 가수인 친구들도 있다 보니 그곳이 무대라 생각하고 즐기며 놀기도 한다. 시간 날 때 바다 여행 한 번씩 가서 힐링하고 오기도 한다”

Q. 요즘에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텐데, 도전해본 ‘집콕 챌린지’가 있다면?

“‘집콕 챌린지’는 아니지만 갑자기 와플 기계가 사고 싶더라. 와플을 구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감자전, 토스트도 해 먹을 수 있고 다양한 레시피가 있더라. 잔뜩 기대를 안고 사서 테스트해 봐야겠다 해서 예쁜 모양으로 계란 프라이를 만들어보고 한 번도 사용 안 했다(하하)”

Q. 다재다능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본인은 노력파 혹은 실력파?

“나는 완전 실력파다(하하). 사실 처음부터 다 잘한 건 아니다. 부모님이 그런 다재다능한 씨앗을 물려주셨다면 나는 그 씨앗을 꽃으로 피우기 위해 물과 거름을 주고 햇볕도 쬐게 해서 꽃을 피운 거다. 아버지도 한때 배우를 꿈꾸셨다더라. 어머니도 끼가 많다. 혼자 거울 보고 춤추신다(웃음). 그런 것들을 보면 내가 부모님께 그런 끼를 물려받기는 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 이런 쪽에 전혀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커서 알게 됐다”

Q.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JTBC ‘아는 형님’과 SBS ‘런닝맨’. 어릴 때부터 연기자와 가수의 꿈을 키워오면서 ‘나는 이런 프로그램에 나가서 이렇게 할 거야’ 하는 상상을 하게 되지 않나. 그런데 이제 그 프로그램들이 다 폐지가 됐다. 어릴 때는 SBS ‘X맨 일요일이 좋다’와 ‘강심장’, KBS2 ‘해피투게더’가 그랬다. 지금은 사라져서 속상하지만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보는 게 ‘아는 형님’과 ‘런닝맨’이다. 내가 나갈 수 있을 때까지 장수했으면 좋겠다”


Q. 청순한 이미지로 학창 시절부터 꽤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댄스부 활동을 하다 보니 그것 덕분에 조금 유명하긴 했다. 예전에 한 포털사이트에 우리 학교 이름을 치면 연관 검색어에 내 이름이 같이 떴다. 지금은 오래돼서 없어졌을 텐데 뿌듯하더라. ‘경기여고’ 하면 ‘댄스부’고 ‘댄스부’하면 ‘이유진’. 이런 수식어가 있어서 즐기며 고등학교 생활을 했다(웃음)”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어떤 분이 열렬한 팬이라고 친해지고 싶다며 나를 쫓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내가 친구들과 놀러 갔는데 누군가가 나를 보고 ‘지금 여기에 이유진이 있다’ 해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제발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 했던 에피소드가 기억난다(웃음). 나도 신기했다. 한참 싸이월드 했을 때라 영상도 정말 많이 올려주셨다. 다른 학교보다 우리 학교가 공연을 할 때 난리가 나서 재미있었다. 지나가면 잡고 안 놔주기도 하고. 옛날 영상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나도 계정을 지워서 찾을 방법이 없더라”

Q. 이상형

“주제 상관없이 나와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같이 있을 때 대화가 끊이지 않고 잘 되는 사람, 가정적이고 사랑 표현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끌리더라”

Q.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나는 올인하는 스타일이다(웃음). ‘밀당’도 잘 몰라서 한 번 좋아하면 거의 엄마처럼 다 챙겨주고 퍼준다(하하)”

Q. 롤모델

“롤모델은 김혜수 선배님이다. 오랫동안 활동하시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다 소화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 연기뿐 아니라 시상식이나 인터뷰 때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 언어에서 품격이 느껴지더라. 거짓되지 않고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인 게 느껴지더라. 나도 언젠가 연기도 그렇고 평소에 말할 때 선배님을 많이 닮고 싶다고 생각한다. 직접 만나 뵙고 호흡하면서 배우고 싶다. 너무 떨려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겨내는 것 또한 큰 성장이 될 거다. 언젠가 꼭 같이 연기하고 싶다”

Q. 목표

“2020년 1월이 됐을 때 올해 시상식에 꼭 가보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뤄졌으면 좋겠다. 나는 항상 큰 목표를 세우기도 하지만 작은 목표도 많이 세운다. 목표를 이루면 허무해질 수도 있고 이게 끝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으니 작은 목표를 하나하나 달성하는 것부터 의미를 찾고 있다. 그 목표가 정말 별것 아니다. 이를테면 내가 연기 쪽에서 이런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은데 이 부분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싶으면 ‘이런 연기를 되게 잘한다’ 이런 말을 듣는 게 내 목표다. 그러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훈련을 하고 달성했을 때 또 다른 목표를 찾아 이뤄내려고 하는 편이다. 멀리 봤을 때는 앞서 말했듯 김혜수 선배님처럼 정말 다양한 캐릭터로 인정받을 수 있고 시청자들이 계속 찾아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에디터: 나연주
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마조네 FOR 하고, 일립시스, 레니본,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살롱드서울
슈즈: 레이첼 콕스
모자: 빈스모크
선글라스: 루이까또즈, 프론트(Front)
주얼리: 위드란(WITHLAN), 카인더베이비 FOR 하고
백: 엘레강스 파리
헤어: 미즈노블 마리
메이크업: 미즈노블 장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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