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이주영의 몸값

박찬 기자
2021-02-23 10:33:01

[박찬 기자] 이주영의 몸값은 흐른다. 차갑고 날 선 시간 안에서 그 가치는 지금에 머무르지 않고 쉴새 없이 나아간다.
보통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면 그 제목을 가장 마지막에 떠오르곤 하지만 이주영의 경우는 예외였다. ‘독전’, ‘보건교사 안은영’,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 일련의 작품을 거치는 동안 그가 쌓은 크랭크인은 몸값이 되었고, 끌어올린 값어치를 통해 새 얼굴과 신념으로 이룩해나갔다. 데뷔작으로 나섰던 독립 영화 ‘몸 값’이 이주영의 울림을 드러낸 셈이다.
10년이라는 모델 활동을 뒤로 하고 시작한 연기 활동, 어느새 7년 차에 접어든 그가 꺼내든 감정은 바로 ‘신중함’이었다. 마냥 자유롭고 싶었던 과거 의식과는 다르게 이젠 자신에 걸맞은 역할을 이해하고, 그대로 이행한다. 작품 안팎의 정경과 심경부터 색상과 단면까지 이토록 풍요롭게 말이다.
그런 그에게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다면 냉소적인 사람이지 않을까 걱정했다는 것. 곱슬머리에 큰 키, 맹렬한 눈빛까지 작품 속 역할이 튀어나와 숨 쉴 것만 같았다. 조심스럽게 인사하던 찰나, 촬영장 속 이주영은 그 특유의 웃음으로 쾌활한 에너지를 안고 왔다.
Q. 사실 촬영에 대해서는 별다른 걱정을 안 했다. 알아서 척척 잘 해낼 것만 같았다
“촬영에 있어서 항상 즐겁게 임하는 편이다. 처음 모델로 나섰을 때만 해도 부담감이 컸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이젠 정말 편한 감정이다. 세 가지 콘셉트 다 모두 다른 이미지였기 때문에 더욱더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Q. 작년에 촬영했던 ‘윤시내가 사라졌다’가 1월에 크랭크업했다. 스케줄이 끊기지 않는 듯 한데
“29살에 ‘몸 값’이란 단편영화로 데뷔한 이후 연기 활동한 지가 이제 7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비교적 상업 영화에 일찍 도전하게 됐다. 연기를 처음 도전하며 가졌던 목표는 ‘40살까지 관계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내 이름을 알리자’였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그 기간이 훌쩍 앞당겨졌다. 물론 발 빠르게 달려온 만큼 앞으로는 더 힘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배우 이주영’의 이미지와 역할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며 연구하는 중이다”
Q. 다들 Netflix ‘보건교사 안은영’ 시즌 2를 기다린다. 오컬트적 판타지 소재 작품은 아마 처음일듯한데, 작품과 배역에 대해서 미리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는지
“원작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읽어 보진 못했다. ‘한아름’이라는 배역을 처음 접했을 당시엔 ‘뭔가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Q. tvN ‘라이브’에서도 정유미와 지구대 동기 역할을 보여준 적 있지 않나. 이번엔 촬영장에서의 역할이 조금 바뀐 느낌이다
“‘라이브’에선 우리가 엄청 친하면서도 자주 싸우는 친구 관계로 나온다. 원래 친할수록 자주 싸우게 되지 않나(웃음). 그런데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적대적인 관계로 뒤바뀌다 보니 더 재밌었다. 유미 언니가 분하는 ‘안은영’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이경미 감독님이 워낙 영화 속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연출하시는 분인 만큼 더 기대감이 생기더라”
Q. 그러면 시즌 2 촬영은 아직 아예 돌입 안 한 건가
“그렇다. 나 또한 아직 아무것도 들은 게 없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웃음)”
Q. 드라마에서 오리가 왜 이렇게 자주 나오는지 묻는 시청자가 많았다. 뭔가 ‘한아름’이 감추고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건 아닐까 싶더라
“내 친구들도 그런 말을 하더라. 아직은 확답할 수는 없지만 오리의 의미는 시즌 2가 나온다면 밝혀지지 않을까 싶다(웃음)”
Q.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속 ‘송소라’는 꼿꼿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캐릭터다. 영화를 보고 나온 직후, 그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나 또한 함께 빠졌다(웃음). 개인적으로 ‘송소라’는 우리 이종필 감독님과 비슷한 면이 많다고 느낀다. 그만큼 ‘츤데레’같으면서도 선한 모습을 갖춘 분이다”
Q. 독립 영화 ‘몸 값’의 여자 학생 역할로 스크린 신에 데뷔했다. 14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 엄청난 변신을 보여주지 않나. 생각해보니 매번 되게 어린 역할을 자주 도전하는 듯한데
“그때 이미 29살이었으니까 나이에 비해 어린 역할을 맡은 건 맞다(웃음). 근데 사실 작품 내에서 주인공의 나이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 이후 32살 때 KBS2 ‘땐뽀걸즈’에서도 고등학생 역할을 도전한 적이 있는데, 어쩌다 보니 밝고 통통 튀는 그런 역할을 많이 도전하게 되더라(웃음)”
Q.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도 최연장자였지 않나. 실제 나이를 듣고 놀란 관객들이 많다
“정말인가(웃음). 너무 기분 좋은 칭찬이다. 왜 난 그런 댓글을 못 봤는지 모르겠다. 그 작품에서는 메이크업도 진해서 훨씬 나이 들어 보이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Q. ‘낙동강 페놀 유출사건’을 다뤘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나 원조 교제와 성 문제를 다뤘던 ‘몸 값’ 등, 배우 이주영에게 영화 속 사회적 요소는 굉장히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사회적 문제를 지적한다는 점에서 끌렸다기보다는 이 이야기 소재 자체가 흥미로웠기 때문에 끌렸던 것 같다. 특히 ‘몸 값’의 경우엔 잠깐의 틈도 안 주고 바로 읽혀지더라. 그런 면에서 욕심이 났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사회적 소재를 담은 작품의 경우엔 선택할 때 더욱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권선징악’이란 주제 의식과 더불어 무언가 교훈을 줘야 할 때도 항상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스토리 자체에 대해서 내가 매력을 느끼느냐 안 느끼느냐가 우선이다. 물론 교훈적인 내용이 스며들었다고 해서 작품의 의미가 나쁜 건 결코 아니지만 뜻하지 않게 ‘도덕책’ 같은 존재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첫 작품이 ‘미쟝센 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던 만큼 남다르게 다가올 텐데. 어느덧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7년 차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도전했기 때문에 풋풋한 감정이 컸다. 지금은 ‘배우 이주영’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깊이 있게 생각하려 하고, 신중하게 작품 선택을 고려하고자 한다. 이젠 마냥 연기가 좋아서 할 수는 없는 시점이라고 느낀다. 그만큼 나에게 중요한 이미지가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담아낼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하는 시점이다”
Q. 이 작품을 계기로 ‘독전’, ‘미쓰백’,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 다양한 상업 영화의 손길을 받았다. 영화감독들은 이주영의 무엇을 보고 홀렸을까
“이상함(웃음)? ‘이렇게 연기할 줄 몰랐는데 이런 모습이 나오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의외인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듯 하다.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독전’의 이해영 감독님께서는 ‘주영이 너는 대체 불가한 캐릭터다’라고 말씀해주시곤 한다. 배우 입장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큰 힘이 되더라”
Q. 이해영 감독은 본인을 처음 봤을 때 “자신만의 언어와 화법을 갖췄다”라며 “류승범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이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어안이 벙벙했다(웃음). 류승범 선배님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영광이지 않나. 이해영 감독님은 오디션장에서 처음 딱 마주했을 때부터 정말 케미가 잘 맞았다. 개그 코드가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굉장히 인간적이고 유쾌하신 분이다”
Q. ‘독전’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원작 속 ‘농아 형제’를 ‘농아 남매’로 바꿔서 투입했다고 하더라. 그만큼 배우 이주영을 작품으로서 담고 싶었나 보다
“사실 처음엔 형사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기 때문에 분명히 합격할 줄 알았는데 떨어졌다고 연락이 오더라. 꿈에서도 ‘독전’ 스토리가 나올 정도로 간절함이 컸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 그로부터 며칠 후 ‘농아 남매’ 역할로 제의가 와 배역을 맡게 됐는데, 한번 떨어져서인지 몰라도 더욱더 기뻤던 것 같다. 쉽게 얻은 역할이 아닌 만큼 정말 결과물을 잘 이끌어보고 싶었다”
Q. 연기할 때 ‘나를 알아준다’라는 감정에 대해 느껴본 순간이 있나
“작품 캐스팅이 될 때 유독 그런 감정을 느끼는듯하다. 모델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은 도전과 실패를 함께 안고 살아왔다. 무엇보다도 나의 절실함에 비해서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 힘들게 느껴지더라. 그래도 그 힘든 시간 덕분에 여러 가지 감정의 폭을 지니게 된 것 같다. 감독님들께서 나의 강점을 알아봐 주시고 배역을 맡기는 순간마다 감사함을 느낀다”
Q. 20대에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고 들었다. 기회의 순간을 놓쳤던 이유와 그 이후 성장한 요소
“기회를 놓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나. 돌이켜보면 난 그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 모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워킹 연습만 주야장천하니 달라질 리 만무하다. 거의 10년 동안 이뤄온 모델 활동은 깜깜한 터널 속에서 앞으로만 쭉 가는 느낌이었다. 빛이 보이긴 하는데 어디까지 가야 할지 모를 그런 상황 말이다”
“그때 당시엔 큰 회사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내부 사람들한테만 잘 보이면 되겠다’라는 생각에 갇혀 있었다. 회사를 나오고 나서 프리랜서 모델로 활동하니 점차 진취적인 계획이 생기더라. 디자이너 선생님들을 직접 찾아가서 서울 패션 위크에 서고, 무작정 싱가포르와 미국 뉴욕을 건너가 회사를 찾는 등 새로운 활동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Q. 그런 해외 스케줄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하나
“솔직히 말하면 드라마틱한 결실은 없었지만 그렇게 ‘맨땅에 헤딩’했던 경험 자체가 큰 자산이 되었다. 처음 그곳에 갔을 때는 아는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어 힘들었다. 지금 와서는 절대 도전하지 못할 경험이지만 그때의 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연기 활동도 비슷하다. 결국 맨땅에 헤딩한 것이지 않나. 내가 연극영화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29살이란 나이는 연기를 시작하기엔 적지 않은 시점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에 처음으로 도전할 때 주변의 반응은 꽤나 회의적이었다. 물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오기가 생겨서 더 밀어붙여 나갔다. 누가 안 된다고 하면 꼭 해버리는 청개구리 타입이다(웃음)”

Q. 과거 10년의 모델 활동을 걸어왔다. 당시 ‘모델’이라는 전공을 택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옷을 굉장히 좋아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잡지를 보고 부모님께 똑같이 사달라고 한 적이 있을 정도다(웃음). 키가 크고 말랐다는 신체적 특성도 모델을 꿈꾸게 되는데 한몫했다. 물론 패션에 대한 관심은 지금도 유효하다”
Q. 본인이 어떤 옷을 좋아하고 어울리는지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다
“모델 활동 중엔 정말 화려한 옷만 골라서 입었다. 배우를 시작하게 되면서부터는 그런 색깔을 내고 싶지 않더라. 수수하게 보이더라도 청바지에 흰 티 하나만 입고 다니는 걸 좋아한다”
Q. 무대 위에서 최상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모델과 자신의 밑바닥까지 드러내는 배우, 어쩌면 두 모습의 교집합이 ‘에너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연기자로서 스스럼없이 몰입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할 테니까
“분명 그런 부분이 있다. 내 안에 있는 무언가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증명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모델과 배우의 다른 점이 있다면 모델은 외적인 모습에 있어서 에너지를 표현하고, 배우는 내적인 모습에 있어 에너지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두 직업 모두 에너지를 발휘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나는 확실히 배우 쪽에 더 강점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Q. 작품 속 역할마다 깊고 신선하게 녹아든다. 모든 걸 제치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알고 싶다
“공감 능력. 어려서부터 남 이야기를 잘 들어줬다. 친구들에게 ‘너처럼 얘기 잘 들어주는 사람을 처음 봤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왔을 정도로(웃음). 연기 활동에서도 그런 부분이 중요하더라. 그래서 공감 능력이 내 무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지인의 전시 오프닝 영상 제작을 도우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고. 이때로 거슬러 올라가 연기를 택하지 않았다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웃음). 이것보다 내게 잘 맞는 직업을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상상이 안 된다”
Q. 원래 배우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모델 일을 그만두었던 건가
“그건 아니다. 처음 1년 동안은 모델 활동을 병행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당시 밀라노에서 한 달 동안 모델로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 그때 왠지 모르게 ‘이젠 모델 활동을 그만두어야겠다’, ‘연기 활동에만 매진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전까지 그 중간에서 갈팡질팡해왔지만 단번에 정리가 된 거다. 그 후에는 모델 활동에 대해 미련이 정말 하나도 안 생겼다”
Q. 이주영의 얼굴을 보면 요묘한 인상이 스며져 있다. 때로는 친근하고 선한 느낌이면서도, 동시에 과감한 느낌도 공존한다. 본인의 어떤 모습이 가장 와닿나
“그중에서도 친근하고 선한 얼굴이 나에 가깝다(웃음). 그래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속 ‘송소라’가 정말 낯설다. 나는 그렇게 절대 못 한다(웃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편해야 내 마음도 비로소 편안해진다”
Q. 사실 촬영장에 들어서기 전에는 성격이 강하거나 들쑥날쑥하진 않을까 걱정했다
“그렇게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웃음). ‘몸 값’의 이충현 감독님도 처음에 내 프로필 사진만 보고 성격이 너무 세면 어떡하나 걱정했다고 하더라. 키가 크고 머리도 짧아서 더 그렇게 보였나 보다(웃음). ‘전주국제영화제’ 갔을 때 어느 기자님께서 너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이주영 배우는 영화에서 보면 직선인데 실제로 보면 곡선이다’라고. 내 마음에 유독 와닿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안 잊힌다. 방금 해주셨던 질문도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Q. 스타일리시한 펌 스타일인 줄 알았는데 자연 곱슬머리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한 인터뷰에서 ‘이젠 본연의 머리를 받아들이고 싶다’라고 말한 게 인상 깊었다
“어릴 때는 나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내가 아닌 모습으로 포장하려고 한 적이 많았다. 이후 나이를 점점 먹고 연기를 시작한 뒤부터는 내 본연의 모습이 보이더라. 지금은 그 자체로 살아가는 게 더 나답고 편하다”
Q.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니 허세가 하나도 없더라. 담백한 모습 그 자체다. 돌이켜보면 허례허식에 잠겨 있던 때도 있었을까
“보이는 것에 대해서 의식하는 건 모델했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똑같다.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과거엔 내가 아닌 모습으로 나를 멋있게 꾸미려했다는 점. 지금은 내 본연의 모습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Q. 평소 우는 걸 좋아하고 눈물이 많은 편이라고 들었다. 영화 속 강렬한 모습과는 다르게 감정적으로 여리고 부드러운 사람 같다
“어떤 글에서 본 건지 기억은 안 나지만 ‘운다는 것은 마음을 클렌징하는 과정’이라고 하더라. 실제로 울고 난 뒤에는 마음이 어느 정도 시원해지지 않나. 감정을 조절하는 측면에 있어서 좋은 것 같다”
Q. 그러면 화낼 때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웃음). 큰 소리를 내서 표현하는 편이다. 아주 혼쭐을 내준다고 해야 할까”
Q.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주영의 평소 성격에 대해 그런 느낌으로 오해할 것 같다
“그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다(웃음). 근데 이것도 성격이 정말 많이 변한 거다. 20대 때까지는 표현하고 싶은 게 있어도 꾹꾹 참는 편이었지만 연기를 시작하면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Q. 올해 나이 만33살, 지금의 나이는 배우로서 어떤 시점인가
“지금이 되게 애매한 시점이다. 나이는 많은데 보여지는 이미지는 어리다. 아직은 그 특성을 활용해 내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한계점에 부딪히고 싶지는 않다. 또 한편으로는 다른 장르와 역할에도 욕심이 줄곧 생긴다. 특히 감정신이 있는 역할과 가족적인 주제의 작품. ‘윤시내가 사라졌다'의 경우엔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는 말만 듣고 바로 연기 욕심이 생겼을 정도다”
Q. 그러면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채워나갈 게 너무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짚고 나가기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인지도가 특히 부족하다. 아무래도 드라마에 출연해야 인지도가 올라가는데 아직은 3편밖에 나서질 못했다. 내게 잘 맞는 드라마 속 역할을 찾아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oioi, 클럽 모나코, 알테(Alte), 끌로디피에로, 삭(Sakk)
슈즈: 레페토, 아카이브 앱크, 레이크넨
주얼리: 아프로즈X아몬즈
글러브: MUTEMUSE(뮤트뮤즈)
스타일리스트: 이경은 실장
어시스턴트: 김민, 김가연, 나혜선
헤어: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상윤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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