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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In My Heart, 여전히 유아인

박찬 기자
2020-06-26 15:56:33

[박찬 기자] ‘발견’과 ‘발전’의 차이는 실로 엄청난 듯하다. 언뜻 보면 한 글자 차이지만 그 안에는 적지 않은 기회와 치열함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삶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이들은 많지만 그것을 끌어내고 발전시켜나가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편견과 아집에 두려워하며 결국엔 그 가치를 발견하기 이전으로 돌아가고야 만다.

배우와 예술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유아인은 그 가치를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며 창조해간다. 혹자는 그런 의미에서 “자기로서 배역을 소화한다기보다 배역으로서 자기를 살찌워간다”라고 평하기도. 연예인으로서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진심 어린 욕심을 드러낸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욕심이 그에게는 어느새 ‘청춘’으로 들리는 순간이다.

그만큼 유아인의 결심은 올곧다. 수없이 가십에 오르내리고 뼈아픈 루머를 눈앞에서 겪었지만 뒤돌아볼 생각이 없다. ‘완득이’, ‘베테랑’, ‘사도’, ‘버닝’ 등 굵디 굵은 역할 아래 당당히 존재감을 거머쥔 그. 2014년부터 결성한 ‘스튜디오 콘크리트(Studio Concrete)’라는 아티스트 그룹 활동도 흥미롭다. 유아인은 이곳의 공동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으로 순수 예술에 대한 그의 저변이 놀랍기만 하다.

순수 예술과 스튜디오 콘크리트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생각하는 예술은 하는 게 아니고 발견에 가깝다”라며 “특정한 어떤 걸 팔고 싶다기보다 그런 행위에 동참하고 싶다. 사람들이 예술이라는 개념을 쉽게 느끼게 하는 것이 지금 나의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예술은 돈이 많은 사람만 향유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호흡처럼 어렵지 않게 꾸려가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트워크(Art Work)’에 대한 그의 순수성이 돋보이는 구간.

영화가 아닌 주도적 영역에서 활발히 꿈꾸고 이뤄가는 유아인. 이번에는 그의 다채로운 활동만큼이나 화려한 옷깃이 문득 궁금해졌다. 연예계 활동 초반 소년 미를 중심으로 캐주얼 웨어를 사랑했던 그가 극적인 변화를 이루었을 때 비판보다는 감탄이 함께 왔다. 맨즈웨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다양한 아이템을 믹스매치하는 모습이 상징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중 화합성, 캘빈클라인


2019년 ‘캘빈클라인 퍼포먼스(CALVIN KLEIN PERFORMANCE)’의 캠페인 모델로도 발탁된 이력이 있는 그는 에이셉 라키(A$AP Rocky), 벨라 하디드(Bella Hadid), 켄달 제너(Kendall Jenner) 등 해외 유명 셀럽과 영향력을 나눴다. 당시 ‘I SPEAK MY TRUTH IN #MYCALVINS’라는 캠페인 주제에 맞게 “나의 일과 창의성의 원천은 어린 시절 그가 느꼈던 불안감을 받아들일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라고 당당함을 표하기도.

돌이켜보면 그가 꿈꾸는 것과 캘빈클라인의 브랜드 철학은 통하는 면이 많았다. 개성은 다양하지만 패션, 문화, 예술을 통해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을 원하는 캘빈클라인에 유아인의 아트워크 활동은 인상 깊게 보였을 것.

유아인과 버버리


이후에는 하이 패션의 대명사 ‘버버리(Burberry)’와 함께 했다. 2019 봄/여름 컬렉션부터 합류한 리카르도 티시(Riccardo Tisci)는 기존의 보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이제는 다양성과 창의성, 펑크와 반항 등 혁신적 가치를 선보이는 버버리와 유아인은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특히 버버리가 2019년 연말 페스티브 시즌을 맞아 발표한 ‘WHAT IS LOVE?’라는 캠페인에 걸맞게 희망적이고 포용 넘치는 메시지를 이룬 그였다.

브랜드 엠베서더로 활동 중인 유아인은 다양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함께한다. 리카르도 티시와 영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피터 사빌(Peter Saville)이 함께 제작한 라인 ‘토마스 버버리 모노그램(Thomas Burberry Monogram)’ 론칭 기념행사에서는 그가 왜 브랜드의 엠베서더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꽤나 모던한 안경과 더불어 검은 벨트 안에 시그니처 로고 스웨트셔츠를 밀어 넣은 모습은 대담하기까지 하다. 우리가 유아인의 특별한 가치, 그 어딘가를 찾아 나서는 이유다. (사진출처: 유아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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