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터뷰] ‘20주년’ 다이나믹 듀오, 정규 10집 ‘2 Kids On The Block’으로 보여줄 진가 

임재호 기자
2024-03-28 10:00:01
사진: 다이나믹 듀오 (제공: 아메바컬쳐)

2004년 데뷔해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힙합계에선 빼놓을 수 없는 듀오, 다이나믹 듀오가 정규 10집 ‘2 Kids On The Block’으로 돌아온다. 

총 3개의 파트로 나눠진 이번 정규 10집은 드디어 28일(오늘), 세 번째 파트가 발매되며 비로소 완성되었다.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마지막 트랙인 ‘피타파 (Feat. pH-1, JUNNY)’는 ‘피자 타코 파스타’라는 뜻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해 이제는 대중들과 많은 래퍼들에게 인정받는 힙합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지금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가 담겨있다. 

이제는 부부처럼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사소한 다툼이 있어도 잘 넘어간다는 그들의 끈끈한 우정과 우애를 인터뷰에서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걸어갈 20년에 대한 포부도 솔직하기 밝힌 그들의 진솔한 속내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앨범 발매 소감 

개코: 너무 오래 걸렸다. 원래는 파트 3을 작년에 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AEAO’와 ‘SMOKE’가 인기가 많아지다 보니, 거기에 집중하느라 마지막 파트를 벌여놓은 것을 완성하지 못하고 올해 초부터 다듬고 한 곡을 더 추가해 완성해 지금 10집을 발매하게 됐다. 

최자: 아무래도 요즘 음악 시장이 앨범을 내기가 힘든데, 그래도 앨범을 내게 돼 굉장히 만족스럽다. 

Q. ‘10’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나 무게가 있나 

개코: 그렇게 무게를 안 느끼고 만들었다. 의미를 크게 두지 말자고 시작부터 생각했다. 올해 다이나믹 듀오 데뷔 20년이 되었다. 나름 이게 의미가 느껴지더라. 오히려 20주년 기념, 10집 발매가 되니까 느낌이 색다르다. 

최자: 앨범 만들 땐 편하게 만들었으니까, 활동을 ‘10집 답게’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 

Q. 가요계에서 20년 활동,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을 텐데 

최자: 우리가 정상은 아니지만, 그 언저리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할 수 있던 것은 내 생각에는 ‘SMOKE’나 ‘AEAO’를 보면 알듯이 운이 좋았다. 그리고 둘이 같이 하다 보니 혼자 하는 것보다 쉬워서 앨범을 계속 낼 수 있던 게 오래 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 한 명이 에너지가 떨어지면 다른 한 명이 끌어주고, 그런 게 있어서 좋다. 

Q. 일은 그래도 어려운 부분이 많을 텐데. 성향적으로 원래 합이 잘 맞는지 

개코: 그런 것 같다. 사주가 잘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웃음). 오랜 세월 같이 일하고 놀면서 서로의 공간을 배려해 주는 노하우 같은 게 생긴 것 같다. 세월을 통해 터득했다. 너무 멀리 있지도, 너무 가까이 있지도 않는 배려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다고 느낀다. 그리고 듀오다 보니 각자 해야 할 역할을 명확히 알고 있고, 잘 해내려고 서로 노력하는 게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잘하고 있는 거라고 느낀다.

최자: 중심에 다듀가 있으면 둘이 위성처럼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돌고 있다. 

사진: 다이나믹 듀오 (제공: 아메바컬쳐)

Q. 이 팀을 하면서 각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개코: 말로 정의하긴 어렵다. 어릴 땐 성향이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되게 다르다. 최자는 사람들을 만나고 외향적인 성격인데, 나는 다른 성격이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도 ‘지금 숨이 차는구나, 내가 더블링을 해야겠다’ 이런 것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그리고 서로 친구다 보니 일로만 느껴지지 않고, 놀이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게 회사를 운영하는 동력도 된다. 참 잘 돌아가는 기분이다. 

최자: 너무 오래 듀오로 활동했다 보니 최적화가 되어있다. 혼자 할 때보다 훨씬 더 능률이 좋다. 

Q. 갈등이 없을 순 없을 거 같은데 그럴 땐 어떻게 간극을 좁혔나 

최자: 실제로 의견 충돌이 어느 정도 있다. 근데 같이 있는 사람들은 갈등인지도 모를 정도로 미미하다. 

개코: 최근엔 그 정도도 없다(웃음). 

Q. 최자는 지난달 결혼했는데 개코가 결혼 선배로서 조언한 게 있나 

개코: 겪어봐야 안다고 조언했다. 뭐든 경험해 봐야 느낀다(웃음). 

최자: 난 하기 전과 후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했더니 ‘아직 애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더라(웃음). 개코가 길을 만들어준 것 같아서 한결 편하다. 

Q. 처음 다이나믹 듀오를 결성했을 때 지금과 같은 미래를 꿈꿨었나 

개코: 그렇게 먼 미래를 그리진 않았다. 한 가지 꿈은 있었다. 거장들처럼 오래 하는 팀이 되자는 말은 했었다. 우리가 강퇴되기 전엔 은퇴하지 말자는 단순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웃음). 살면서 계획한 대로 되는 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느껴서, 그렇게 멀리 미래를 바라보지 않는다(웃음).

최자: 생각보다 너무 잘 됐고, 큰 행운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7집 앨범이 정말 잘 됐었다. 그전까지는 ‘다음 앨범 우리가 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최근까지도 ‘언제 갑자기 그만두게 될지 모른다’는 마음이 있었다. 회사를 만든 지 이렇게 오래됐어도 가수를 직업으로 받아들이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사진: 다이나믹 듀오 개코 (제공: 아메바컬쳐)

Q.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랑 가장 아픈 손가락인 곡 

개코: 가장 아픈 손가락은 ‘눈물점’이다. 활동하려고 했었는데 ‘AEAO’가 갑자기 주목을 받아 활동을 못 하게 됐다. 

최자: 이 노래가 나온 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19’다. 다시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서 ‘그때 어땠지’하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 노랠 부를 때면 그때의 나로 돌아가는 것 같다. 열아홉 살 때 ‘정말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타고 있을 때였다. 

개코: 나도 ‘19’다. 

Q. ‘피타파’를 타이틀곡으로 한 이유 

최자: 계속 옛날 얘기만 하는 것 같아서 좀 피로감이 들더라. 그래서 내일을 바라보는 노래를 하고 싶어서 이 곡으로 환기하며 파츠 3을 마무리 하자는 의미로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개코: 이 노래로 무대에 섰을 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작업하는데 ‘피타파’가 무대에 섰을 때 자연스럽고 신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Q. 피처링 라인업이 화려하다. 가장 어려웠던 분과 생각보다 수월했던 분이 있다면 

개코: 비주얼 적으로는 정만식 형님이 멋있었고, 작업은 가장 수월했다. 완성 이틀 전에 부탁드렸다. 내레이션이 필요했는데 딱 촬영이 없으시다고 해서 운 좋게 해 주셨다. 

최자: (이) 병헌이 형은 같은 분야가 아니라서 어려웠다. 그리고 의견도 많이 내주셔서 완성 전까지 반영해서 계속 수정했다. 

개코: 확실히 배우분들이 다양한 버전들을 고민해서 보내주시더라. 

최자: 피식대학 친구들도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선택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생각해 보면 음악 하는 친구들은 너무 오래 얘기했으니까 편한데, 배우분들과 희극인 분들은 어떻게 소통해야 의미 전달이 잘 될지 고민했었다. 

Q. 내레이션으로 배우나 유명인을 택하는 이유가 있는지 

개코: ‘Dramatic’은 음악이 어두운 부분이 있어서, (정) 만식 형님이 딱 떠오르더라. 바로 생각해서 연락드렸다. 

최자: 인트로 내레이션을 해준 (이) 병헌이 형은 ‘앗 이건 누가 들어도 아는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청드렸다. 

Q. 초등학생 때 처음 만난 사이인데 그때 기억나는지 

개코: 최자는 가장 키가 큰 편, 난 가장 작은 편이었다. 

최자: 개코는 어릴 때 외향적, 반대로 내가 내성적이었다. 자라면서 둘이 반대가 되었다. 

개코: 가까워진 계기는 ‘터미네이터’라는 영화에 소프트 비닐 피규어가 있었다. 그게 그 당시에 구하기 힘든 거였는데, 최자가 진짜가 아니라 가짜 모델을 사서 에나멜로 칠해서 가져온 거다. 나도 그림에 관심이 많아서 거기에 관심이 생겼다. 근데 가짜 모델이라 얼굴이 터미네이터 얼굴이 아니었다(웃음). 그래서 친해졌다.

Q. 음악의 유행이 계속 바뀐다. 체감하고 있을 텐데 느낌이 어떤가. 그리고 그 사이에서 다이나믹 듀오가 지향하는 것은 

개코: 우리 취향대로 음악을 만들지만, 취향이 돌고 돌아서 사랑을 받다가 외면받다가를 반복하는 것 같다. 우리의 음악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는 계속 여러 방법을 시도하는 거 같다. 

Q. 다듀가 생각하는 다듀의 음악은 어떤 건지 

개코: 일단 두 명의 목소리 아닐까. 그리고 가사 내용이다. 우리는 가사가 좀 들리게 전달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이 부분에 고민이 많았다. 

최자: 듣기가 아무리 좋아도 팝송 듣는 느낌으로 듣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길 바랐다. 귀로 들을 때 더 현란하게 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지만, 가사를 잘 들을 수 있게 포기한 부분도 많다. 그리고 후배들이 우리를 리스펙 하는 가사를 가끔 쓸 때 정말 뿌듯함을 느낀다. 

사진: 다이나믹 듀오 최자 (제공: 아메바컬쳐)

Q.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도 한다. 후배들 보면서 자극받는 부분도 있나 

개코: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서 좋았던 점은 젊은 아티스트들과 무언가를 만들어낼 기회가 있다는 거다. 미디어에 노출도 되면서 관심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스케줄 자체는 정말 고되지만, 젊은 아티스트들과 결과물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다. 순간의 성공도 좋지만, ‘그때 이런 음악 만들었는데’ 하는 추억이 생겨 좋다.

최자: 우리는 매년 새로운 프로듀서들과 작업을 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런 친구들을 만날 장이 근데 많이 없다. 근데 ‘쇼미더머니’ 같은 곳에 나가면 소스가 많아지니까 정말 좋다. 

Q. 축제 같은 것을 다니면서 느끼는 게 있나 

개코: 일단 대학 축제를 가면 정말 에너지를 많이 얻는다. 그리고 엔딩곡으로 부르던 노래를 대학 친구들 절반이 모를 때 ‘이제 이 노랜 빼야 한다’ 같이 이런 것들을 느낀다(웃음). 그리고 어르신들 계시는 곳도 많이 간다. 어르신 계신 곳들도 정말 많이 가봐서 그런지 어렵지 않다. 공연을 대할 때 ‘오늘 난이도 최상이다’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데도 잘 해낸다. 

최자: 실제로 힘들 때도 많았다. 데뷔 초에는 회사랑도 싸웠다(웃음). 이젠 노하우가 생겨서 여러 방면으로 많이 늘었다. 가끔 차에서 신박한 공연을 하고 오면서 ‘우리나라 힙합 가수 중에 이 공연할 수 있는 가수 우리 밖에 없다’고 얘기하곤 한다. 

개코: 상처도 둘이 받으니까 리스크가 솔로 가수보다 적다(웃음). 서로의 정신건강에 있어서 많이 케어해 준다. 

최자: 둘의 조합으로는 한국 어떤 공연도 두려운 게 없다. 요즘은 기업 행사와 대학 행사를 많이 간다. 기업 행사는 이사진들이 우리와 나이가 비슷하니까 다들 좋아해 주신다. 근데 대학 행사는 느끼는 게 많다. ‘신나는데 무슨 노랜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이 느껴진다. 

개코: 가장 적응이 안 되는 건 노래하는데 모두 촬영을 하고 있는 거다. 이 부분이 적응이 필요하다. 우리 마지막 곡이 항상 ‘불꽃놀이’인데 대학 친구들은 잘 모른다. 근데 ‘SMOKE’는 반응이 좋다. ‘Ring My Bell’은 대학 행사에서 안 부른 지 한참 됐다(웃음).

Q. 나이가 들면서 힙합이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나 

최자: 우리가 처음에 힙합에 빠져들어서 하게 된 힙합과, 현재의 힙합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처음엔 ‘우리를 표현하는 음악’이라고 느꼈다. 그 이후엔 자극적인 게 유행해서 강해 보이게 음악을 했었다. 지금도 이런 게 아직 유행하는 것 같다. 

개코: 다양한 힙합 중에 내 취향인 걸 찾아 듣는다. 담백한 힙합, 자극적인 힙합이 있다. 

최자: 맞다, 틀리다가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취향에 따라 듣고 있다. 

사진: 다이나믹 듀오 (제공: 아메바컬쳐)

Q. 오늘 생각하기에 20년 뒤 다듀는 어떨 것 같나 

개코: 우리 대화 주제에 건강이 되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영양제, 건강 검진 등 이런 얘길 많이 한다. 그 이후에 우리가 건강할지 아닐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음악적으론 당장 내년, 내후년도 그려지지 않는다. 올해는 10집 발표, 20주년 기념 콘서트도 있으니까 올해는 이거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Q. 이번 앨범을 어떻게 들어줬으면 좋겠나 

최자: ‘다이나믹 듀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으로 처음부터 쭉 들어주셨으면 한다. 

개코: 시대의 기록보다 감정적으로 느껴주시길 바란다. ‘이런 감정을 느꼈네. 나도 공감한다’ 이런 느낌이면 좋겠다.

다이나믹 듀오가 정성스럽게 작업한 곡들은 물론, 둘의 진한 케미스트리까지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이나믹 듀오의 정규 10집 ‘2 Kids On The Block’은 28일 18시, 모든 음원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임재호 기자 mirage0613@bntnews.co.kr